“변기 물도 안 내려가요”…무더위에 수돗물 끊긴 마을
[KBS 제주] [앵커]
요즘 같은 무더위에 수돗물이 끊겨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못 쓴다면 얼마나 불편할까요.
제주시의 한 마을에서 닷새 넘게 수돗물 공급이 차질을 빚어 마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임연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세면대 수전을 올렸지만 물 한 방울 나오지 않습니다.
인근 식당 수도꼭지도 물 몇 방울만 떨어질 뿐 작은 물통도 못 채웁니다.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 60여 가구의 수돗물 공급에 차질을 빚기 시작한 건 지난주 목요일쯤.
수압이 점차 약해지다가 수돗물이 끊기는 순간이 반복되더니 지난 주말에는 10시간 넘게 단수 사고가 빚어졌습니다.
성수기 장사를 망친 마을 상인들은 고객들께 급히 양해를 구하느라 쩔쩔매야 했습니다.
[숙박업체 사장 : "목욕탕을 다녀오신 손님도 있었고요. 물이 안 나와서. 변기 물도 안 내려가서 저희가 물통에 물 받아 놓은 걸로 바가지로 물을 퍼서 내려라. 옛날식 방법을 권유해 드리기도 했어요."]
식당과 카페 등 상점마다 물난리를 겪은 수일간 단수 안내 문자 한 통 받지 못했다며 상인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식당 사장/음성변조 : "여름에 물을 못 쓰게 한다. 말이 안 되죠. 무조건 기다려라. 기다려라. 그런데 언제 (개선)될지도 모르고. (문의) 전화해봐도 '답이 없는데 왜 자꾸 전화하냐'. 그게 제일 충격적인 말이었어요."]
해마다 반복되는 이 같은 물 부족 현상은 마을 상수관망 개선 공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수관 확충 공사는 사업비 17억 원을 들여 올해 1월 완공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공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예산 절감을 위해 공사 구간이 겹치는 하수도관 사업과 상수관망 사업을 병행하던 중 차질이 생겨 공사가 임시 중단됐다고 해명했습니다.
물 부족으로 관련 민원이 빗발치자 제주도상하수도본부는 판포리 수돗물 공급량을 임시로 늘려주는 수도관 분리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임시방편인데, 더 큰 문제는 판포 지역의 상수도관 확충 공사가 언제 마무리될지 기약이 없다는 점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서경환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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