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금 5개, 너무 적은 것 아니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0개와 종합 3위를 목표로 잡았다. 금메달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42개에 머물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금메달 6개를 땄고,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선 금메달 2개로 이전 대회들과 비교했을때 메달이 확 줄었다.
1년 만에 다시 출전하는 국제종합대회,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목표치를 크게 낮췄다. 구기종목이 빠지면서 선수단 규모도 48년 만에 최소로 줄인 채 금메달 5개 이상에 종합순위 15위권을 목표로 잡았다. 금메달이 기대되는 선수를 대략만 꼽아봐도 5명은 넘는데 너무 낮은 목표치에 ‘엄살’이라고들 했다.
29일까지 사흘간 금메달이 5개나 나왔다. 양궁 단체전을 싹쓸이했고, 펜싱 오상욱이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사격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가 나왔다. 개회 사흘 만에 금메달 목표치를 다 채워버리자 대한체육회가 목표를 지나치게 축소해 발표했다고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엄살’을 넘어 ‘분식회계’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대한체육회의 ‘목표’를 믿고 각종 기업의 마케팅도 몸을 크게 사렸는데, 정작 대회 초반부터 금메달이 여러 종목에서 쏟아지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목표로 잡았던 금메달 5개의 종목은 양궁, 태권도, 펜싱, 사격, 유도”라고 했다. 올림픽의 목표가 오직 메달 획득인 것은 아니지만 메달 많이 따겠다고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의 해병대 훈련까지 부활시켰던 대한체육회가 ‘금메달 5개’를 부른 것은 너무 적다. 혹시 모를 비난 여론을 지나치게 우려한 정치적인 행보이거나, 아니면 성적 예상 관련 ‘무능’이라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파리 올림픽은 오는 8월12일 폐회한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안세영, 양궁 개인전과 혼성단체전, 그리고 태권도 등 남은 금메달 기대 종목은 아주 많다. 만약 금메달 10개를 딴다면, 과연 목표 100% 초과 달성이라고 자랑할 수 있을까.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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