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도 안 넘어갔던 준결승 탈락의 밤···황선우 “생각해보니 저 21살밖에 안 됐더라구요”[올림픽x인터뷰]
황선우(21)는 30일 자유형 100m 예선을 마친 뒤 “이번 올림픽은 나한테는 참 험난한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황선우는 이날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8초41을 기록, 전체 16명이 나가는 준결승에 16위로 진출했다.
황선우의 100m 최고기록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기록한 47초56이고, 올해 최고기록은 지난 6월 마레노스트롬대회에서 기록한 47초91이다. 이날 예선 1위 기록은 잭 알렉시(미국)가 기록한 47초 57이다.
황선우는 앞서 28일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9위를 해 8명이 올라가는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충격을 딛고 이틀 만에 100m에 나섰다.
황선우는 “200m 준결승이 끝나고 그날 하루는 밥이 안 들어갈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굉장히 부담됐고 이후 다음 경기들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되나 그날밤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니 점점 잊혀졌고 자유형 100m와 계영 800m도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허투루 한 적 없이 때문에 보여드리고 지금 주어진 상황에 최선 다하자고 생각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 7위, 100m 5위로 좋은 성적을 내며 한국 수영의 새 기둥으로 올라선 황선우는 이후 각종 국제대회와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을 제패하면서 매우 잘 달려왔다. 그러나 가장 기대가 컸던 올림픽에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상실감이 크다.
황선우는 “나도, 주위에서도 많이 놀랐다. 도쿄올림픽 이후로 3년간 계속 잘 해왔고 이렇게 준결승 탈락 같은 고비를 겪은 적이 없었다. 많이 실망도 하고 방황도 했지만 도쿄올림픽 때처럼, 이번 올림픽도 교훈과 경험을 다시 안겨준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몸 상태가 그렇게 나쁘진 않은데 경기장에서 나오는 기록들을 보니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오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생각해보니 내가 21살밖에 안 됐다는 생각을 했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도 도전할 수 있고 또 4년 동안 열심히 헤엄쳐나가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형 100m에서 맨 마지막, 16위로 준결승에 오른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이 내게는 참 험난한 것 같다. 턱걸이로 준결승에 진출했다”며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출전은 우리 계영 800m(예선)를 보고 감독·코치님과 상의해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00m 준결승은 이날 오후 8시30분(한국 시간 31일 오전 3시30분) 열린다. 황선우는 일단 이날 오후 1시20분(한국 시간 오후 8시20분)에 열리는 계영 800m 예선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승에 진출하게 될 경우에는 에이스로 나서야 한다.
계영 결승전은 이날 밤 10시15분(한국 시간 31일 오전 5시15분) 열린다. 자유형 100m 준결승과 계영 800m 결승 사이에 1시간 여밖에 여유가 없어 대표팀은 800 계영 예선을 마친 뒤 황선우의 출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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