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전립선암 신약, 올해 부울경에서 쓸 수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의학원장 이창훈)에 방사성의약품 제조시설(GMP급)이 문을 열었다. 전국에 의약품 GMP는 많지만, 연구 및 임상용 방사성의약품 제조시설은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에다 대경(대구, 경북)까지 영남권을 통틀어 이것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Ga-68 PSMA-11)을 올 9월부턴 여기서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효능이 없어지는 반감기(半減期)가 극히 짧아 그동안은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가지 않으면 써볼 수 없었던 진단약품.
이것을 이용해 PET-CT 검사로 전립선암 진단이 내려지면, 새로 나온 전립선암 신약(Lu-177 PSMA 방사성 리간드)도 써볼 수 있다. 이 방사성 리간드는 해외 수입품으로 지난 5월, 우리나라 식약처(KFDA) 허가를 받았다.
즉, 방사성의약품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제조 GMP 시설이 이번에 동남권원자력의학원(부산 기장군)에 오픈했고, 여기서 9월부터 전립선암 진단약을 만들면 이 진단약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신약까지 써볼 수 있다는 얘기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30일 오전, '동남권 방사성의약품 GMP 제조소' 오픈을 기념하는 준공식을 열었다. 연구 및 임상용 방사성의약품의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한 시설이다.
일단, 다양한 임상용 방사성의약품의 생산과 공급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국책 연구기관은 물론 지역 대학이나 대학병원, 제약바이오기업들과 협업 연구가 가능하다. 영남권에서 의료용 동위원소를 활용한 연구와 신약개발 프로젝트가 싹틀 수 있는 주요 기반이 만들어진 것.
이홍제 연구센터장(핵의학과 주임과장)은 "방사성의약품 GMP 제조소는 방사성의약품 합성용, 분배용 및 연구용 핫셀과 자동합성장치 등을 갖춘 제조실, 방사성의약품 품질관리실, 무균 및 미생물한도 실험실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9월까지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만든다"
GMP 제조소의 첫 번째 사업은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Ga-68 PSMA-11)을 만들어내는 것. 이에 따라 이르면 9월부터는 이 약품으로 전립선암 PET-CT 검사가 가능해진다. Ga-68 PSMA-11가 전립선 암세포막에서만 특이하게 나타나는 항원(PSMA; Prostate-Specific Membrane Antigen)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특징이 있어서다.
흔히 전립선 질환 검사할 때 쓰는 PSA(전립선특이항원) 수치는 혈액검사로도 알 수 있지만 실제로 암이 있는지를 구분해주기엔 많이 부족하다.
반면, Ga-68 PSMA-11로 PET-CT를 찍으면 전립선암 진단과은 물론 몸의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됐는지 여부도 눈에 보이는 영상으로 정확히 알 수 있게 해준다. 더 나아가 전립선암이 지금 몇기(期)인지, 재발(再發)됐는지, 현재 치료 예후가 어떤지까지 두루 알 수 있다.
특히 이 검사에 양성을 보이는 전립선암 환자는 새로 도입된 신약(Lu-177 PSMA 방사성 리간드, 제품명 '플루빅토')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했다.
난치성 암종으로 꼽히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암이 전립선을 벗어나 주위 장기 또는 림프절, 뼈, 폐 등으로 퍼진데다, 남성 호르몬 수치를 아무리 낮춰도 더 이상은 암세포 활동이 억제되지 않는 상태. 전립선암 환자의 10~20%는 5년 이내에 이 상태로 악화된다.
이 센터장은 "부울경에선 그동안 시행해볼 수 없었던 전립선암 방사성의약품 PET-CT 검사는 물론, 이와 연계된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Radioligand Therapy) 등 첨단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한 이번에 문을 연 '방사성의약품 GMP 제조소'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이곳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 세우고 있는 '수출용 신형연구로' 및 '동위원소 활용연구센터'와의 연계도 가능하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이창훈 의학원장은 "새로운 방사성 의약품을 개발함으로써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되는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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