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평원 '증원 의대' 30곳에 교육 여건 평가 예고…쟁점은?

서진석 기자 2024. 7. 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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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입학 정원을 10% 이상 늘린 의과대학 서른 곳에 대해 교육 여건에 대한 평가 일정을 예고하면서, 의대 사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당장 올해 말부터 평가에 들어가는데, 탈락하면 신입생 모집이 중단되거나 심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의평원 평가가 미칠 파장, 취재기자와 조금 더 짚어봅니다. 


서진석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 설명회가 약 30분 전에 끝났습니다. 


각 대학에 평가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죠. 


현장 분위기 어땠습니까?


서진석 기자

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의평원은 오늘 오후 3시부터 조금 전까지 '주요변화평가 계획안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이번에 평가를 받게 된 대학 관계자들이 주요 참석 대상이었는데, 160명 넘는 인원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27년 만에 의대 증원이 늘어나면서 평가대상이 된 대학은 의평원의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사실 의평원의 평가 7년 전 평가에 탈락한 서남대 의대 말곤 낙제점을 받는 경우가 드물었던 만큼, 통과의례로 여겨진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평가에선 서남대 의대생들이 원광대 등으로 편입됐던 당시보다 평가 기준이 세 배 이상 늘어 관심이 더 컸습니다. 


의평원이 사상 처음으로 '주요 변화 설명회'까지 개최하며, 평가 4개월 전부터 평가 지표 안내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사실 대학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는 접하기 쉬운데, 기관이 대학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는 드문데요. 


오늘 주로 어떤 내용이 안내됐습니까?


서진석 기자

네, 올해 적용되는 평가 지표부터, 연차별, 기준별 계획서 작성 요령까지 폭넓게 안내됐습니다.


이번에 적용되는 지표는 지난 2019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 즉 'ASK2019'의 지표 92개 가운데 증원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준 51가지입니다. 


그래픽 보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요. 


우선 대학의 자율성, 즉 교수와 교직원이 외부로부터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는지를 평가하고요. 


생리학과 해부학 등 기초의학에 관한 교육과정을 적절히 운영하는지도 확인합니다. 


또, 학생의 교육성과를 적절히 평가하고 있는지, 이를 진급에 활용하고 있는지도 평가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초의학 전임교수를 관련 시설도 충분한지도 평가 대상입니다. 


이렇게 모두 9개 영역에서 입학 전년도부터 모두 6년간 51개 지표를 평가하는 건데요.


안덕선 의평원장은 이번 지표에 대해, '서남대 의대생의 편입 당시 적용한 지표보다는 늘어났지만 2016년 기준보다 더 높은 정량지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절충한 것'이란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안덕선 원장 /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의평원의 평가 자체가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이므로 정량지표 값의 무리한 변화 없이도 충분히 대학의 준비 상태를 우리가 평가할 수 있다고 (잠정 결론 지었다)."


서현아 앵커

현재 의평원의 평가체계는 세계의학교육연합회도 인정할 만큼 높은 기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의평원으로서는 이 기준을 양보할 가능성이 적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번 평가에서 탈락하는 대학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서진석 기자

우선, 의평원의 평가에서 인증을 받지 못하면, 다음 연도부터 신입생 모집이 정지될 수 있습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의대가 '불인증'을 받은 경우 정원의 100%까지 입학정원을 감축되거나 모집이 정지되도록 규정하고 있고요. 


다음 연도 평가에 재도전해서 인증을 얻지 못하면 폐과됩니다. 


아직 구체적인 가능성은 언급하기 어려운데요. 


다만, 지난 4월 의대생 단체가 자체 조사한 결과 증원된 의대 모두 평가 결과에 부적합하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실제, 대학들이 가장 취약한 분야인 기초의학 교수의 경우 문제가 심각한데요.


지난해말 한국의과대학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규 임용된 기초의학분야 교원은 118명에 불과해, 의대 증원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단 지적입니다. 


의평원도 오늘 이 같은 지표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요.


오늘 설명회에선, 대학들이 오는 11월 계획서를 제출할 때 구체적으로 향후 6년간 전공별 기초의학 교원 수를 제출하라고 했고요. 


이에 더해 교원 확보 계획, 교육 시설과 재정 확보 계획뿐만 아니라, 그 근거까지 제출해야 한다고 안내했습니다. 


평가기관의 담당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황지영 인증제도위원장 /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사체 해부 실습과 조직학 실습 같은 경우는 (분반이 될 경우) 증원이 필요한 교수 인원수가 나오겠죠. 이런 근거를 제시를 해 주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꼼꼼한 평가를 하겠단 의지가 느껴지는데요. 


앞으로 평가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서진석 기자

네, 크게 평가는 대학의 자체 평가와 의평원의 서면평가, 방문평가로 이뤄지는데요.


의평원은 오늘 설명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31일까지 평가 대상 대학 30곳으로부터 주요변화평가 신청서를 접수 받습니다. 


이후 대학은 9월부터 11월 30일까지, 주요변화계획서를 꼼꼼히 작성해 의평원에 제출하게 되고요.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서면 및 방문평가가 진행되고 이 결과는 내년 2월 중에 대학에 안내됩니다.


의평원은 오늘 설명회에서 "의평원이 만든 평가 조직이 서면과 방문 평가를 하고 판정위원회에 최종적으로 판결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오늘부터 의대교육 평가가 본격화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부 입장은 어떻습니까?


서진석 기자

의평원이 의대 증원 이후 교육의 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자, 교육부는 이달 초 경고 메시지를 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의평원의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는 등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의대교육을 개선하려는 정부 대책도 추진되고는 있는데요.


이미 여러 차례 "의대교육의 질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오는 9월 중으로 '의대교육 선진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계획엔 의대 교수와 대학의 수업, 실습 공간을 구축하는 계획이 포함될 전망이고요. 


내년부터 3년간 국립대 의대 교수 1,000명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구체적인 예산 지원 규모도 조만간 발표될 종합 대책에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의대 증원이 확정된 뒤에도 여진이 이어지는 모습인데, 현실적인 교육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확실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서진석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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