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주면 3천, 경쟁사 꼴등엔 2천…LH 감리업체 '심사비리'
철근이 빠진 아파트 주차장이 무너지는 사고 이후 LH와 감리업체들의 입찰 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LH 출신을 채용한 전관 업체들은 입찰 물량을 짬짜미하고 심사위원들에게 뇌물을 주며 일감을 따내 왔습니다.
연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화장품 상자 안에 5만원권이 가득합니다.
쓰레기봉투 안엔 1억 4천만원이나 담겼습니다.
임대아파트나 공공건물 등 LH 사업의 입찰에 참여한 감리업체들로부터 심사위원들이 받은 뒷돈입니다.
업체들은 가격표를 만들었습니다.
심사에서 1등을 주면 3천만원, 이른바 '폭탄'이라고 불리는 경쟁사에 제일 낮은 점수를 주면 2천만원의 웃돈을 정해놓고 준 겁니다.
블라인드 평가여서 서로 알아보기 위해 미리 표식도 정했습니다.
제안서에 '상상e상' 이나 '불만제로' 같은 특정 문구를 약속하고 썼습니다.
뒷돈이 당연해지니 업체끼지 금액 경쟁을 시키는 '레이스'나 두 업체에서 모두 돈을 받는 '양손잡이' 같은 은어도 만들어졌습니다.
한 심사위원은 부인에게 "상품권도 받고 돈도 주고 좋다"거나 "일해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용식/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 : 국가 재정으로 마련된 임대아파트나 병원, 경찰서 등 공공 건축비용이 불법적인 로비자금으로 이용됐고, 그 결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감리의 부실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검찰은 뒷돈을 주고 받은 감리업체 임직원과 심사위원 등 68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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