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환율 900원대로… ‘슈퍼엔저’ 막내리나

김수미 2024. 7. 3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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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엔·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하면서 '슈퍼엔저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정훈 하나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내수가 부진하고, 비제조업 분야 경기 회복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BOJ는 올해 금리를 더는 인상하지 않고, 추가 인상에 대한 시그널 없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원·엔 환율은 지난 26일 900원대 종가를 고점으로 점진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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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금리 인상·연준 인하 기대 맞물려
3개월 만에 다시 900원 웃돌며 강세
일각 “추세적 상승 쉽지 않을 것” 전망

이달 들어 엔·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하면서 ‘슈퍼엔저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1.7원을 기록하며 사흘째 900원을 웃돌았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은 900원대에서 거래됐다. 4월27일 100엔당 900원 아래로 떨어진 지 3개월 만의 일이다. 엔화는 지난 10일 856.19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주간 강세를 보이며 900원대에 올라섰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센터에서 직원이 엔화 뭉치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최근 엔화 강세는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하 가능성이 맞물린 덕분이다.

BOJ는 2016년 2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뒤 연 -0.1%로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지난 3월 연 0∼0.1%로 인상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국채 매입 축소 규모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일본의 경제 회복 기대까지 더해져 BOJ가 9월이나 10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BOJ가 31일 금융정책 회의에서 ‘인상 시그널’을 보이면 엔화 강세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은 미국과의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를 부추겼는데, 시장의 예상대로 BOJ가 9∼10월 금리를 올리고 미 연준은 9월 이후 동참하면 양국 간 금리 차이는 줄어들게 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도 엔화 강세에 불을 지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 인터뷰에서 “엔화·위안화 약세는 미국에 매우 불리하다”고 언급한 직후 엔·달러 환율은 156엔대로 떨어졌다. 7월 초 엔·달러는 162엔까지 치솟은 바 있다.

다만 앞으로 엔화의 강세 폭은 제한적이라거나 다시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엔화 강세는 트럼프의 발언과 BOJ의 금리 인상 기대감도 있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약세를 보인데 대한 일부 되돌림”이라며 “추세적으로 계속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내수가 부진하고, 비제조업 분야 경기 회복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BOJ는 올해 금리를 더는 인상하지 않고, 추가 인상에 대한 시그널 없이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원·엔 환율은 지난 26일 900원대 종가를 고점으로 점진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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