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미미 아쉬운 은메달…“할머니 다음엔 금 딸게요”

유정환 기자 2024. 7. 3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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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허미미(21·경북체육회)의 인생은 그의 할머니에 의해 바뀌었다.

할머니는 2021년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말을 허미미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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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57㎏급 결승서 반칙패

- 승자도 석연찮은 판정 피력

재일동포 허미미(21·경북체육회)의 인생은 그의 할머니에 의해 바뀌었다. 할머니는 2021년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말을 허미미에게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허미미는 그 길로 바로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입단했고 이듬해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누볐다. 그리고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유도에 첫 메달을 안겼다.

허미미가 29일(현지시간)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 올라와 있다. 연합뉴스


결승전을 아쉽게 마친 허미미는 “(할머니에게) 오늘까지 유도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싶다”며 “아쉽긴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결승전에까지 나가 메달을 따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애국가 가사를 미리 외웠는데 못 불러서 아쉽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부르고 싶다”며 “(4년 뒤엔) 나이를 먹었을 테니까 체력이 더 좋을 것 같다. 다음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꼭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허미미는 이날 결승 연장전에서 나온 세 번째 지도 판정을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허미미는 연장전 시작 2분35초에 메치기를 시도하다가 위장 공격 판정을 받고 아쉽게 반칙패했다. 그로부터 약 50초 전에 상대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도 두 번째 지도를 받고 반칙패까지 하나만을 남겨놨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도 지도 판정을 내린 심판에게 야유를 퍼붓기도 했다. 허미미는 “위장 공격일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 다음에는 그런 것을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김미정 한국 여자유도 대표팀 감독도 “미미가 절대 위장 공격을 들어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주저앉고 안 일어난 것도 아니고 계속 일어나서 공격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렇다고 캐나다 선수가 딱히 공격했던 것도 아니었다. 약간 유럽이라는 게 (판정에) 조금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동취재구역에서 허미미는 한국보다 일본 기자들에게 더 오래 붙잡혀 있었다. 십수 명의 기자가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인 허미미의 이력에 관심을 보이며 질문 세례를 쏟았다. 허미미는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을 선택한 결단에 대한 질문에 일본어로 “이렇게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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