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민심 폭발… ‘마두로 당선’ 불복 시위 격화
전국 20개 주에서 최소 187건 시위
성난 시민들 마두로 포스터 짓밟아
野후보 “73% 득표, 우리 승리” 기름
경찰, 최루탄 쏘며 시위대 해산시켜
현지 인권단체 “1명 사망·46명 체포”
국제사회도 비난… 정치·외교 대혼란
中 시진핑, 마두로에 축전 지지 밝혀
지난 28일(현지시간)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의 부정선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전국적으로 불복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인근 중남미 국가 등 국제사회도 선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베네수엘라가 정치·외교적 대혼란에 빠졌다.
경찰은 최루탄을 이용해 시위대 일부를 해산했는데, 이 과정에서 난투가 벌어지며 야라쿠이주에서 최소 1명이 사망하고 46명이 체포됐다고 현지 인권단체 포로 파넬은 전했다.
분노한 시민들… 차베스 동상 무너뜨려 29일(현지시간) 시위대가 팔콘주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2013년 세상을 떠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동상을 무너뜨리는 모습. 엑스 캡처 |
국제사회에서 선거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후폭풍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우루과이, 페루,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등 우파 성향 중남미 9개국은 미주기구(OAS)에 베네수엘라 대선 개표 결과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긴급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유럽연합(EU)도 모든 개표 결과를 공개·검증할 것을 촉구했으며 2018년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과 민주주의 탄압 등을 이유로 베네수엘라를 제재 중인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잠재적인 새로운 (제재) 시나리오에 직면해 있다”며 대선 결과의 공개 여부에 따른 새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두로정부는 선거 결과에 문제를 제기한 아르헨티나, 칠레, 페루, 우루과이 등 7개국 외교관을 추방키로 하는 등 외교적으로도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주재 한국대사관도 이날 교민들에게 “대선 결과를 둘러싼 긴장 상황이 예상되니 동포 여러분께서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베네수엘라와 지속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가져온 중국은 부정선거 의혹이 국제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에서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마두로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며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고, 러시아도 “야당은 대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친러시아’ 성향인 현 정권을 두둔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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