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임시부지 갈등 지속…"유지 vs 반대"

이윤화 2024. 7. 3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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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구 30일 광진구청서 주민 대상 설명회 개최
"구의공원 지하가 임시터미널 운영에 가장 적합"
일부 주민들 "안전 우려 커, 공원 파괴 결사 반대"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이 구의공원 내 임시 터미널 설치를 두고 주민 반발에 부딪히고 있지만, 광진구와 민간 사업주체인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당초 계획을 변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대로 터미널 부지 안에서 임시정류소를 운영하거나 다른 곳으로 대체 부지를 찾는 것은 물리적 한계가 있고,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구의공원을 활용해야 한다며 주민을 설득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이 30일 열린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주민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윤화 기자)
30일 광진구는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날 오후 7시 열린 설명회에는 광진구 주민 300여 명과 해안건축 등 사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주민 중에는 ‘구의공원 파괴 결사반대’ 머리띠를 두르고 반대 의사를 전하기 위해 참석한 사람들도 있었다.

광진구 도시계획과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추진 경과 △사업 개발계획 및 공공기여 계획 △구의공원 입체 재조성(안)에 대해 발표했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구의동 546-1 일대(3만 6704㎡) 터미널을 지하 7층, 지상 40층 규모의 운수·판매·업무시설로 복합개발하는 사업이다. 민간사업자인 신세계프러퍼티가 프로젝트를 추진을 맡았고, 총 사업비는 1조 8790억원(토지비 제외) 규모다. 서울시와 광진구청은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통해 단순 여객터미널을 넘어 동북권 랜드마크 시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내년 사업에 착수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현대화 사업을 위한 공사기간 동안 운영해야 할 임시터미널 부지다. 동서울터미널은 112개 노선에 하루 평균 1000대 이상 고속·시외버스가 운행 중이기 때문에 대체 운영할 임시터미널을 꼭 설치해야 한다. 이에 구청과 신세계프라퍼티 측은 터미널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구의공원 부지 밑에 지하 3층 규모 임시터미널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의공원 부지에 임시터미널을 조성할 경우 약 15개월간 공원 이용이 어려워지지만, 공원 재정비를 통해 녹지 공간을 넓히고 주민편의 시설을 조성해 기부채납 하겠다는 조건이다.

광진구 관계자는 “고속·시외버스의 주된 이용자는 차량이 없거나 운전하기 어려운 분들 혹은 출장을 위한 직장인 등 평범한 시민들이고, 동서울터미널은 광진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동부권을 이용권으로 하는 사회기반시설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의공원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일부 주민은 구의공원을 임시터미널 대체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하루 3000여 명이 이용하고 있는 구의공원을 충분한 주민 동의 없이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파괴하고, 활용하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공사 중인 현재 터미널 부지 안에 임시정류소를 운영하거나, 광장동 체육시설이나 유수지 등 다른 곳을 임시정류장을 활용해도 되지 않느냐는 민원도 제기하고 있다. 설명회 질의응답 시간에는 구의공원 이용 반대 주민들과 찬성하는 주민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A씨는 “주변 아파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공사가 진행되면 소음, 진동 등을 완벽히 막기 어렵고 아이들의 안전도 걱정된다”면서 “공원을 파괴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진구는 안전문제와 공사기간 등을 고려할 때 구의공원 지하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지만, 주민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거듭 설득했다. 구청 관계자는 “터미널 부지에는 복합 건물 조성 및 지하 광역버스 환승시설, 강변북로와 직접 연결되는 지하차도가 진행되는 대규모 공사 현장이기 때문에 이용자 및 인근 지역민 안전문제의 최우선적 고려와 함께 임시터미널 운영공간의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장동 체육시설은 2026년 착공계획으로 현재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며 임시정류소 사용시기와 맞지 않고 구의 유수지는 침수피해 방지를 위한 방재시설로서 임시정류소를 비롯한 시설물 설치 등이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신세계프라퍼티 역시 현재로서는 구의공원 지하를 임시터미널로 활용하는 기존 방안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서울시, 전문가 등과 협의해 본 결과 주민 안전, 강변역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했을 때 구의공원 부지가 임시터미널 활용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구의공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안을 잡고 있고, 이에 관해서는 주민과 소통하면서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와 광진구는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 임시터미널 조성 공사와 관련된 주민 안전 우려에 대해서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구의공원과 인접한 주택과 건축물의 안전확보를 위해 최대한 연암부 발파굴착은 배제하는 건축계획 공법을 적용할 것”이라면서 “소음, 진동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측정기를 설치하고 문제발생 시 주민 요구사항을 즉시 반영할 것이며 필요시 공원하부 문화, 체육 시설의 일부 규모 축소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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