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미정산 폭탄’ 내부 논의 중 대대적 판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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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정상화를 약속한 지 몇 시간 만에 티몬과 위메프 두 회사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해 '피해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가 7월 초 자금 문제를 인식했음에도 소비자와 판매자(셀러)를 속이고 대규모 판촉 행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한겨레가 확보한 티몬·위메프 직원들의 메모들을 종합하면, 두 회사는 판매자들에 대한 정산 이슈가 소비자 환불 문제로 번진 지난 25일 이전부터 문제를 인식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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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노트엔 ‘정산이슈’…그 와중 현금이벤트
대외엔 “경영정상화”…이미 회생절차 논의 메모
경영 정상화를 약속한 지 몇 시간 만에 티몬과 위메프 두 회사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해 ‘피해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가 7월 초 자금 문제를 인식했음에도 소비자와 판매자(셀러)를 속이고 대규모 판촉 행사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두 회사는 지난 23일 희망퇴직과 회생 절차까지 논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에 착수한 검찰과 경찰 역시 두 회사의 이런 행태가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30일 한겨레가 확보한 티몬·위메프 직원들의 메모들을 종합하면, 두 회사는 판매자들에 대한 정산 이슈가 소비자 환불 문제로 번진 지난 25일 이전부터 문제를 인식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7월9일 위메프 직원이 작성한 메모에는 ‘정산→자금이슈, 15일 가전/디지털 400억 모자름’이라고 적혀 있다. 7월11일과 17일 티몬 직원의 메모에는 ‘정산 이슈→캐시 판매’ ‘대형셀러 정산 이슈, 일부 상환, 지급 유예 공문’ 등이 각각 기재돼 있다. 문제가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형 판매자 중심으로 정산 문제 해결을 시도해온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23일께 메모엔 ‘기업 회생’이 등장한다. 티몬 직원의 메모엔 ‘컨트롤타워 부재→정상화 어려움 판단→기업 회생 고려’라는 말이 적혀 있고, 위메프 직원의 메모엔 ‘8월 초 희망퇴직 예정. 회생 절차 밟을 예정’이라고 적혀 있다. 정산 지연 사태 발생 뒤 두 회사를 지배하는 큐텐의 구영배 대표가 사재 출연 등을 전제로 ‘경영 정상화’를 약속한 듯했지만, 기업 회생 절차 신청은 이미 준비된 것이었음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두 회사가 문제를 인식하고도 대규모 현금 이벤트와 같은 판촉 행사를 벌였다는 점이다. 위메프 직원은 ‘7월9일 팀 미팅’이라고 작성한 메모에 ‘할 수 있는 딜 이번주에 다 하기. 1억딜’이라고 썼는데, 최대한 자금을 끌어모아 돌려막기 정산을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위메프는 23일에야 ‘특가 스톱’ 등을 논의했다. 30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티몬·위메프 사태를 “사기적 행위”라고 규정했는데, 두 회사의 이런 행태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본격 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이준동)는 경영진의 사기·횡령·배임 여부를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물품 대금 지급이 어려운 걸 알면서도 판매자들과 계약을 유지했다면 사기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게 법조계 중론이다. 구 대표가 국회 정무위원회의 ‘위메프·티몬 미정산 사태 현안 질의’에 나와 “위시 인수대금 400억원에 (셀러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판매대금이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히면서 경영진에게 배임·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다만 배임 등이 적용되려면 판매대금을 위시 인수 자금으로 쓴 이유가 특정인이나 특정회사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증명되어야 한다. 2017년 대법원은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 사이의 지원행위가 △계열회사들의 공동이익을 위한 것이고 △지원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됐으며 △구체적인 지원행위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시행됐다면 배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다. 국회에 나온 구 대표는 “(위시 인수자금에 판매대금이 포함된 건) 내부적인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인수자금으로 쓴 판매대금은 바로 한 달 내에 상환했다”고 답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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