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후반에도 “82살까지 일할래”…생활비 보태려

박수지 기자 2024. 7. 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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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만명에 이르는 고령층(55~79살) 인구 10명 중 7명은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70대 후반에도 평균 82살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하는 등 모든 연령 구간에서 예년보다 '더 오래 일하고 싶다'는 응답 비중이 커졌다.

고령층 10명 중 6명이 이미 '일하는 중'이지만, 전체 응답자의 69.4%는 평균 73.3살까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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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게티이미지뱅크

1600만명에 이르는 고령층(55~79살) 인구 10명 중 7명은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70대 후반에도 평균 82살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하는 등 모든 연령 구간에서 예년보다 ‘더 오래 일하고 싶다’는 응답 비중이 커졌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고령층의 계속 일하고 싶은 욕구가 증가한 것엔 연금 수준이 높아지고 신체 능력 향상 등 긍정적인 이유가 있지만, 여전히 낮은 소득 보장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5월 기준 55~79살 고령층 인구 1598만3천명(15살 이상 인구의 35.1%) 가운데 취업자 수는 943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고 고용률(59%)을 기록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1년 전보다 0.4%포인트 오른 60.6%로, 고용률과 함께 나란히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령층 10명 중 6명이 이미 ‘일하는 중’이지만, 전체 응답자의 69.4%는 평균 73.3살까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보다 0.3살 올라간 수치다. 55~59살에 해당하는 초기 고령층부터 75~79살까지 모든 구간에서 일하고 싶은 나이가 높아졌다. 75~79살 구간은 지난해보다 0.3살 올라가 평균 82.3살까지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고령층이 계속 일하고 싶은 이유로는 2005년 조사 이래 생계에 해당하는 ‘생활비 보탬’이 과반이 넘는 부동의 1위다. 다만 2020년에 생계 때문이라던 비중이 58.8%였던 것과 견주면 올해엔 55%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2위에 해당하는 ‘일하는 즐거움’은 32.8%에서 35.8%로 증가했다. 임경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전일제가 아닌 시간제 선호 비율(47.7%)도 역대 최고로 나타났는데, 70대 후반이 돼서도 건강이나 즐거움을 위해서 더 일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고령층의 연금 수령 비율과 수령액수가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 중 공적·개인연금 수령 비중은 2020년 47.1%에서 2024년 51.2%로 늘었고, 월 연금 수령액수는 63만원에서 82만원으로 뛰었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연금 보장이 확대되는 것과 함께 과거보다 노인들의 신체 능력이 향상된 것과 노동으로 존재 증명을 하는 사회 분위기도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국제 비교를 하면 노인 소득 보장률은 미흡하다.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31.6%로 오이시디 평균(50.7%)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노인 고용률(65~69살)은 50.4%로, 오이시디 평균(24.7%)을 훌쩍 뛰어 넘었다. 윤 교수는 “높은 노인 고용률은 한국 노인이 유별나게 일하고 싶어한다기보다 여전히 소득 보장이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령층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둘 당시 평균 나이는 52.8살로, 1년 전보다 0.1살 높아졌다. 퇴직 사유로는 사업부진 및 휴·폐업(29.1%)이 가장 높은 가운데, 남성은 정년퇴직(14.7%) 및 권고사직·정리해고(17.1%) 등에서 여성보다 비율이 높았고, 여성은 가족 돌봄(28.2%) 등의 사유가 남성보다 월등히 높았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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