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딜리버리엠, “블로그에 글 쓰듯 글로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권명관 2024. 7. 3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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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권명관 기자] ‘시민 개발자(Citizen Developer)’라는 말이 있다. 전문적인 IT 지식을 모르는 비개발자를 일컫는 말로, 마우스 클릭 몇 번 또는 음성만으로 간단한 앱,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을 의미한다. 뉴욕타임즈는 코딩 없이 코딩하는, 마치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 코딩하는 시민 개발자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누구나 쉽게 코딩하는 시대가 어느새 성큼 다가오고 있다.

시민 개발자는 ‘노 코드(no-code)’, ‘로우 코드(low-code)’의 활성화에서 등장했다. 말 그대로 코딩 없이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노 코드와 코딩 과정을 최소화해 개발자들의 업무를 돕는 로우 코드는 일반인들도 포토샵, 파워포인트처럼 간단한 앱,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4년에 나올 앱 10개 중 7개는 노 코드, 로우 코드 플랫폼에서 개발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마켓앤드마켓는 “지난 2023년 169억 달러(약 20조 6000억 원)에 불과했던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455억 달러(약 50조 9000억 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IT 기업부터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까지 노 코드, 로우 코드 개발 환경을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는 빠르게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과도 맞물린다. 이제는 수많은 사람이 이메일이나 스프레드시트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처럼, 앞으로는 누구나 앱과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흥창업센터에 입주하고 있는 강유경 딜리버리엠 대표 / 출처=IT동아

지난 2019년 설립한 딜리버리엠은 글로벌 진출에 최적화한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노 코드 웹 빌더를 개발하고 있다. 강유경 딜리버리엠 대표는 “문과생도 블로그에 글 쓰듯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는 노 코드 웹 빌더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문과생이 블로그 쓰듯,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IT동아: 딜리버리엠은 어떤 기업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강유경 대표(이하 강 대표): 음…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딜리버리엠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최적화한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는 도구(SaaS형 웹 빌더) ‘딜리버리아이오(dealivery.io)’를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코딩을 모르는 문과생이라도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한다(웃음).

딜리버리엠이 개발한 노 코드 웹 빌더 ‘딜리버리아이오’ / 출처=딜리버리엠

몇 가지 키워드로 소개하고 있는데, ‘글로벌 비즈니스 최적화’, ‘개발을 몰라도 웹사이트 구성 요소를 만들 수 있도록 기능을 버튼으로 구현’, ‘웹디자이너가 아니라도 누구에게나 쉬운 디자인 편집 페이지’, ‘콘텐츠/상품 판매가 가능한 범용적 솔루션’, ‘레이아웃 변경 및 콘텐츠 수정을 누구나 쉽게’ 등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듯이 쓰면, 웹사이트가 됩니다’라고 우리 제작 도구를 설명하고 있다.

딜리버리아이오를 소개하고 있는 강유경 딜리버리엠 대표 / 출처=IT동아

딜리버리아이오는 빈 종이에 글을 쓰고 필요한 이미지를 넣어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도구다. 빈 종이에 내용을 만들어 넣기 막막하면 기존에 만들어진 템플릿을 골라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마음껏 수정할 수도 있고, 모바일에서도 편집할 수 있다.

10년 이상 해외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한 경험을 담았습니다

IT동아: 흔히 얘기하는 ‘노 코드(no-code) 웹 빌더’라고 이해하면 되나. 과거에는 쇼핑몰을 만들려면 디자이너, 개발자 등 여러 인력이 많은 시간을 들여 개발해야 했지만, 이제는 개인이 손쉽게 쇼핑몰을 만들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가 전 세계 여러 스타트업이 제공하지 않나.

강 대표: 맞다. 2019년 5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곳 시흥창업센터가 ‘시흥 경기문화창조허브’일 때 일반인 대상으로 창업을 교육했던 ‘실전창업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지금의 딜리버리엠 창업을 결심했다. 국내 여러 중소기업에서 의료기기 전문 해외영업 마케팅 일을 10년 이상 했는데, 몸을 담고 있던 중소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는 일을 경험했다.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중소기업이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며 매출 100억 원, 200억 원을 성장하고, 직원이 30명 정도였을 때 해외영업팀을 꾸리는 단계에 합류해서 직원이 100명, 200명으로 늘어나는 경험을 통해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딜리버리엠 설립 전,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에서 해외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했던 강유경 대표의 모습 / 출처=딜리버리엠

K-팝, K-드라마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자, 국내 기업에 대한 해외 바이어의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직접 현장에서 보고 겪었다. 2018년에 입사했던 메디컬 스타트업은 입사하자마자 코스닥 상장을 향한 도전을 시작하더라. 당시 경험이 지금의 딜리버리엠이라는 도전에 나설 수 있는 밑바탕으로 작용한 것 같다.

IT동아: 아… 이해했다. 해외영업과 마케팅으로 쌓은 경험, 그리고 빠르게 성장하며 도전을 이어가는 스타트업에 합류했던 경험을 강 대표님도 직접 하고 싶었던 것인지.

강 대표: 해외 바이어들이 요구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걸 직접 제공하고 싶었다. 그렇게 창업에 관심을 가지며 좋은 기업을 해외에 소개하는 에이전시, 컨설팅 등의 일을 병행하며 창업 교육을 들었다.

지난 2020년 두바이에서 열린 ‘2020 AEEDC 전시회’에 참여했던 모습 / 출처=딜리버리엠

그 과정에서 2019년 7월에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었고, 국내 의료기기를 해외에 소개하는 B2B 플랫폼을 개발했다. IT 개발자인 남편의 도움과 지난 경험을 녹여 2020년 ‘B2B 수출 플랫폼’을 기획했고, 수출을 원하는 국내 메디컬 기업이 원하는 기능을 하나씩 추가했다. 인보이스 자동화, 오더 자동화, 서류 자동화, 전자 승인 자동화, 채팅 기능 등…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은 ‘의료기기 전문 B2B 거래 플랫폼’을 기획했었다(웃음).

그리고 2020년 2월, 두바이에 있는 의료기기 전시회에 참여했다. 당시 전시회에서 국내와 해외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나름 주목을 받았다. 그렇게 전시회 참가를 잘 마치고 돌아올 때였는데, 공항 분위기가 영 이상했다. ‘우한폐렴’이라는 이야기가 들리고, 중국인 탑승을 금지한다는 안내 방송이 들리고… 느낌이 좋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업을 전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IT동아: 그거… 혹시 코로나19 이야기 아닌가.

강 대표: 맞다. 지금도 출국 대기장에서 들었던 ‘중국인은 탑승할 수 없습니다’라는 당시 안내 방송 멘트를 잊을 수가 없다(웃음). 마침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을 결정했던 상황이었는데… 그렇게 코로나19을 맞이했다. 그때까지 기획했던 의료기기 B2B 플랫폼 관련 사업은 6~7개월 동안 어떤 진전도 이룰 수 없었다. 해외 바이어뿐만 아니라 국내 메디컬 기업과 어떤 대화도 이어나갈 수 없었다. 지금에서야 이렇게 웃으며 얘기하지만, 답답하게 손가락만 빨고 있던 것 같다. 더 암담했던 것은 언제 이 상황이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강유경 딜리버리엠 대표 / 출처=IT동아

그때 영업에 최적화한 바이어의 주문을 자동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특정 기능을 최적화한 서비스로 전환하자고 결심했다. 수많은 기능을 담아 제조사와 해외 바이어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아닌, 국내 제조사를 위한 바이어 및 오더관리 관리 서비스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국내 제조사에게 비대면으로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웹사이트 제작 서비스는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딜리버리아이오를 선보인 딜리버리엠 / 출처=딜리버리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딜리버리아이오를 준비했습니다

IT동아: 마치 개인사업자가 쇼핑몰을 제작해 비대면으로 판매했던 것처럼 말이다.

강 대표: 종합선물세트 같았던 플랫폼에서 필요 없는 기능을 과감해서 덜어냈다. 기업의 해외 수출을 돕는 이커머스(자사몰) 제작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그렇게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을 위한 자사몰 제작 툴 ‘딜리버리아이오’를 기획했다. 웹사이트를 우리가 대신 제작하는 사업으로 오해할 수 있는데, 어디까지나 제작 툴인 ‘웹 빌더’로 기획했다.

고객의 니즈에 맞춰 노 코드 웹 빌더를 개발한 딜리버리엠 / 출처=딜리버리엠

여기에 그동안 해외영업과 마케팅을 하며 쌓아 온 해외 바이어 정보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제공했다. 그렇게 2022년 ‘수출 특화 자사몰 웹 빌더 SaaS’를 선보이며 수출바우처 공급 기업과 제조혁신바우처 공급 기업으로 선정되었고, 2023년부터 ‘웹사이트 웹 빌더 SaaS’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한국무역협회, 경기도수출기업협회 등과 관계를 쌓을 수 있었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도 받았다.

IT동아: 강 대표님 개인의 경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었지만 이 역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자 노력한 듯하다. 특히 인상적인 건, 아이디어를 구상한 뒤 실제 구현하기까지 정말 빠르게 완성한 것 같은데.

강 대표: IT 개발자인 남편의 도움이 컸다(웃음).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많이 미안하다. 코로나19 때는 정말 ‘생존해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버텼다. 수출 관련 컨설팅과 에이전시 업무를 병행하며 어떻게든 딜리버리엠을 유지하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것 하나만은 잊지 않았다. 고객이 원하는 니즈가 무엇인지 찾고, 그 니즈를 어떻게 하면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지 방법을 고민했다. 처음에 기획했던 플랫폼, 그리고 코로나19를 겪으며 전환한 지금의 딜리버리아이오 아이디어는 그렇게 탄생했다.

블로그 쓰듯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다고 소개하는 딜리버리엠 / 출처=딜리버리엠

해외 수출을 위한 웹사이트 제작을 돕습니다

IT동아: 딜리버리엠으로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셈이다.

강 대표: 수출을 원하는 기업이 자사의 제품을 바이어에게 쉽게 소개하고, 바이어가 주문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자사몰 웹 빌더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자사몰 웹 빌더처럼 사무직, 영업직원들이 쉽게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웹 빌더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고객사들이 니즈가 있었다.

2024 스마트테크 코리아에서 딜리버리아이오를 발표하고 있는 강유경 딜리버리엠 대표 / 출처=딜리버리엠

자사몰을 만들 수 있는 노 코드 웹 빌더는 많지만, 진정 일반인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웹 빌더는 아직 없다고 생각한다. 쉽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부 전문가를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영업 담당자나 마케터, 소상공인이 직접 들여다보고 고치고 싶은데, 그럴 때마다 외주 제작사에게 요청하며 바꿀 수는 없지 않나. 제품을 수출하는 대표가 직접 관리할 수 있는, 기반 지식이 없어도 쉽게 편집할 수 있는 제작 툴 ‘딜리버이아이오’를 개발한 이유다. 올해 초부터 무역협회와 제휴 서비스도 시작했다.

IT동아: 해외 수출용 자사몰을 위한 최적화 기능도 필요할 텐데.

강 대표: 많이 고민하며 기능을 넣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와 엣지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나 빠른 홈페이지를 제작 할 수 있도록 했고. 사용자 DB 이원화 백업망과 엣지별 디도스 공격 방어 이원화 등을 통해 보안 기술도 확보했다. 또 다국어 사이트 설정도 클릭 한 번으로 빠르고 쉽게 하도록 구현했다.

딜리버리아이오 소개 자료 / 출처=딜리버리엠

홈페이지 관리와 운영에 필요한 주요 기능은 클릭 몇 번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배너 사진 크기 조정, 텍스트, 버튼, 칼럼 삽입을 위한 ‘배너 꾸미기 기능’,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페이지 전체 복사 기능’, 폰트 사이즈와 색상 변경 및 정렬을 할 수 있는 ‘타이포그래피 기능’, 포토샵이 필요 없는 쉽고 빠르게 이미지 사이즈와 비율 등을 수정할 수 있는 ‘이미지 크롭 기능’, 내부 및 외부 링크와 연동되는 ‘이동 버튼 기능’, 내외부로 페이지를 연동할 수 있는 ‘페이지 연동 기능’, '유튜브 및 인스타그램 연동', ‘구글 맵 연동 기능’ 등이다.

딜리버리아이오 소개 자료 / 출처=딜리버리엠

딜리버리아이오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기업이 누구보다 빠르고 쉽게 웹사이트(자사몰, 웹사이트 등)를 제작할 수 있는 도구라고 자부한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자 한다(웃음). 앞으로 노 코드 SaaS 웹 빌더인 ‘딜리버리아이오’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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