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의 손으로 꾹꾹 눌러쓴 자필 사과문이 염경엽 LG 감독의 마음을 열었다…“잘 해결됐다, 2일 등록할 것”[스경X현장]
한 순간의 실수로 기회를 잃었던 LG 베테랑 투수 김진성이 진심어린 사과로 사령탑의 닫힌 마음을 활짝 열었다.
염경엽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를 앞두고 “김진성과는 잘 해결되어서 오늘(30일)부터 2군에 합류해서 경기를 할 것이다. 금요일(2일)부터 합류할 수 있게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진성은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XX이었네”라며 비속어를 사용해 불만을 드러냈다.
이 문구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고 염경엽 LG 감독에게도 전해졌다. 염경엽 감독은 그를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김진성이 SNS에 불만을 표현한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8회 교체된 것이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진성은 올시즌 47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9홀드 평균자책점 3.89로 활약했다. LG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고우석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고 함덕주가 수술을 받으면서 불펜을 재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김진성은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김진성이 LG 마운드에 기여한 점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경솔한 발언으로 감독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염 감독은 김진성이 ‘희생’의 의미를 다시 새기길 바랐다. 염 감독은 “진성이가 그 부분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은 같은 생각으로 야구를 한다. 팀과 승리를 위해서, 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빨리 이해하길 바란다”라고 바람을 표했다.
염 감독의 강경한 태도에 김진성은 사과문을 통해 읍소했다.
김진성(39)은 지난 27일 소속사인 그로윈스포츠 SNS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불필요한 게시물을 올려 코치진, 그리고 팬들께 큰 실망감을 안겼다”며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반성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직접 노트에 손으로 써내려간 사과문이었다.
처음 염 감독이 김진성을 2군으로 내릴때만해도 기약이 없어 보였지만 진정으로 뉘우치는 모습에 마음이 바뀌었다.
염 감독은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열흘이 다 되면 합류할 것 같다. 구단과 선수단이 해결해야하는 문제들을 잘 해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야구 선배’로서 조언도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묵묵히 자기 일들을 하면서 참고 표현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이번일을 계기로 꼭 깨우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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