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강제 동원' 감춘 일본‥정부는 알고도 당했나?
[뉴스데스크]
◀ 앵커 ▶
일본 사도광산이 지난 주말 우리 정부의 동의를 얻어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죠.
강제징용 역사를 알리겠다고 일본이 약속했다는 거였는데, 확인해 보니 '강제 노동'이라는 표현은 빼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이걸 몰랐던 걸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눈감아 준 걸까요.
조의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본정부가 약속한 한국인 노동자 관련 전시는 사도광산에서 2km 떨어진 곳에 따로 마련됐습니다.
방 한 칸 크기 작은 공간에 마련된 안내판엔 가혹한 노동조건과 한국인에 대한 차별, 그리고 '1944년부터 조선반도에 <징용>이 도입' 됐다는 문구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얼핏 잘못을 인정하는 것 같지만, 단서를 달았습니다.
'징용은 <법령에 근거>, 노동자에 업무를 <의무>로 하도록 만드는 것.'
즉, 당시 징용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강제 노동'을 '의무'라는 표현으로 왜곡한 겁니다.
지난 2015년, 군함도 등재 당시 일본 정부는 '강제 노동'을 인정했지만,
[사토 구니/유네스코 일본 대사 (2015년 7월)] "수많은 한국인 등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로 노동했습니다."
이번엔 '강제 노동'을 삭제해 과거보다 퇴보했단 비판이 나옵니다.
일본은 역사 교과서 논란(2016) 때도 위안부를 '식민지에서 모집된 여성'으로, 끌려갔다는 표현 대신 '보내졌다'라고 기술하며 단어를 이용해 교묘하게 역사를 축소 왜곡한 전례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일본에게 '강제 동원'을 명시하라는 요구조차 하지 않아 논란이 커졌습니다.
정치권이 경위 파악에 나서는 등 파장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해식/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으로는 조선인 강제노동을 인정하고 있다니 국민을 기망하는 기괴한 외교문법입니다…언제까지 눈 뜨고 코 베일 작정입니까?"
일본 정부는 '강제 노동이 아니라는 입장'을 자국 언론을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진전된 한일 관계를 바탕으로 일본의 선제적 행동을 이끌어낸 외교적 성과라고 자찬했습니다.
'강제 노동'이란 구체적 표현이 없어도 "전시 내용이 전체적인 역사를 알 수 있는 정도"라며 만족감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조차 "애초 일본 측이 역사와 진지하게 마주했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복잡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의명입니다.
영상편집: 박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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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박병근
조의명 기자(friend@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22414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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