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힘” 2분기 실적 고공 행진…하반기도 ‘청신호’ [비즈360]
수주 잔고도 증가…하반기도 잇단 수주 계약 기대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국내 주요 방산기업들이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2분기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화 등으로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수출 계약이 잇따를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0일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액 2조7860억원, 영업이익 35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6.0%, 영업이익은 356.5% 증가한 수치다. 시장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215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실적 상승은 폴란드에 수출하는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 672문, 천무 288대를 수출키로 했다. 1분기 말 기준 방산 부문 수주 잔고는 30조3000억원으로, 2분기 수주 잔고 역시 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일 루마니아 국방부와 K9 자주포 54문 등을 1조3828억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 8918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으로, 시장 영업이익 컨센서스 523억원을 상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1.6%, 영업이익은 무려 785.7%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462.1% 늘어난 554억원을 달성했다.
수주 잔고도 늘었다. KAI의 2분기 신규 수주 금액은 한국형전투기 KF-21 최초 양산, 브라질 이브(Eve)와 전기수직이착륙항공기(eVTOL) 구조물 공급 계약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051.6% 상승한 2조854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23조2591억원이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KAI는 올해 초 완제기 수출 부문에서 약 3조원의 신규 수주 가이던스를 제시했으며, 하반기 아랍에미리트연합(UAE)향 수리온 사업을 시작으로 이라크, 우즈베키스탄까지 순차적으로 수주 계약 체결이 기대된다”며 “UAE향 수리온 수출 사업은 최종 협상 단계인 것으로 파악되며 빠르면 3분기 내에 수주 계약 체결을 전망한다”고 했다.
LIG넥스원은 2분기 매출 6047억원, 영업이익 49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8%, 22.2% 늘어난 것이다. 함정용 전자전장비를 양산하는 항공·전자전 사업과 감시정찰(ISR) 사업이 효자 노릇을 했다.
2분기 신규 수주금액은 3625억원이며, 2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19조53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19조2876억원과 비교했을 때 소폭 감소했지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추가 수출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LIG넥스원은 루마니아에 1180억원 규모의 신궁 54기 수출을 추진 중이며 이라크와 약 1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천궁2를 수출하기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대함 유도무기인 비궁의 미국 수출도 기대된다.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6조4000억원, 2023년 9조6000억원의 수주액을 각각 기록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각종 국내 유도무기 사업 계약이 연이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해외 파이프라인도 특정 지역과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기회가 있는 상황”이라며 “연말 기준 LIG넥스원의 수주잔고는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현대로템 역시 2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다. 매출 1조945억원, 영업이익 1128억원으로 각각 10.9%, 67.7% 성장했다. 폴란드에 K-2 전차 인도 물량이 증가한 덕으로 분석된다. 2분기 말 수주잔고는 18조9915억원으로, 1분기 18조5887억원에 비교해 증가했다. 현대로템은 상반기까지 폴란드에 K-2 46대를 납품했으며 하반기 38대, 내년 96대 인도를 예정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또, 지난 10일 폴란드 현지 국영방산그룹(PGZ)와 K-2 전차 생산·납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신규 컨소시엄 합의서를 체결, 추가 계약도 기대된다.
위경재 하나증권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폴란드 (K-2) 2차 계약의 가시성이 매우 높아 수주 모멘텀 역시 더해질 전망”이라며 “루마니아와의 계약 역시 빠르면 연내 체결 가능성이 존재해 방산 수주잔고 레벨이 상향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관측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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