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우여 “韓 당선은 시대의 메시지…정권 재창출 위해 당론 따르고 파벌정치 막아야”

박나영·변문우 기자 2024. 7. 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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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80일의 항해’ 마친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마지막 당부
“韓, 선당후사‧선민후당 정신 지키면 성공할 것…대표로 성공해야 다음 길 열려”
“정치적 협력과 친소관계는 차원이 달라…필요에 의해서라도 尹-韓 합심할 것”
“총선백서는 다음 선거 승리 목적으로 만들어져야…징계백서 내면서 요란하게 선전 안 돼”
“김건희 여사 조사방식 무리 없어…과거 정치인들도 서면조사만 한 전례 있어”

(시사저널=박나영·변문우 기자)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을 지난 80일 간 이끌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재창당 수준을 넘어선 혁신'을 약속한 황 전 위원장은 책임론으로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바로잡고, 전당대회에 앞서 민심 20%를 반영하도록 경선 규정을 개정하는 등 주요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7‧23 전당대회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신임 당대표의 '합심(合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에게는 "모든 언행을 정권 재창출에 맞춰줄 것"을 당부했다.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8단) 정치'를 선보였던 그를 지난 7월29일 인천 송도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월29일 인천 송도의 한 카페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총선 참패 후 당을 이끈 소회는.

"익숙했던 우리 당의 일이기에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거웠다. 최악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잘못될 수도 없었다. 함께 했던 비대위원들, 선관위원들도 당을 위해 헌신적으로 잘 해보자는 열성이 대단했다. 시간이 필요한 과제들도 있었는데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안타깝다."

'재창당 수준을 넘어선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어떤 혁신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하나.

"우리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패전 분위기를 쇄신했다. 불평‧불만을 하거나 내부총질하는 분위기를 뒤집고 우리 안의 승리의 DNA를 살려내야 했다. 제 입에선 상대에 대한 야유나 폄하 등 부정적인 발언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 것들이 당 분위기를 살린 것이다.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당원들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전당대회를 안착시켰고, 여의도연구원, 연수원, 홍보 세 가지의 방향도 바로잡았다."

총선 참패 책임론으로 시끄러웠는데.

"선거는 혼자 치르는 게 아니다. 연극에서 배우, 감독, 각본 등 각자 역할이 있는 것처럼 거대한 선거본부 조직에서 모두가 맡은 역할을 한다. (총선 참패는) 특정인이나 어느 파트의 책임이 아니다. 책임 추궁은 상처에 소금만 뿌리는 일이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 프로축구 선수들은 게임에서 졌을 때 (따로 분석하지 않고도) 패인을 다 안다. 그럼에도 총선백서를 만드는 이유는 다음 선거에서 실수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다."

총선 백서 TF(태스크포스)의 중립성 논란이 있었는데.

"백서 TF를 정치 경험이 적은 분들이 맡았다. 백서는 다음 선거에 이기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출간 시기 등은 완성도에 따라 정해야 한다. 개인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윤리위원회에 넘겨야지 징계 백서를 내면서 요란하게 선전해선 안된다. 밀봉했다가 다음 선거 관리팀만 보게 하는 방법도 있다. 또 (중립성을 위해) 당직자나 책임을 맡았던 사람, 의원들은 특정 후보의 캠프에 가선 안 된다."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임기를 마치며 비대위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제공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월29일 인천 송도의 한 카페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채해병 특검법?…당대표도 의총에서 결정된 당론 따라야"

한동훈 대표를 선출한 당심에는 어떤 요구가 반영됐다고 보나.

"당원들이 한동훈을 선택한 건 시대의 메시지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다음 세대를 못 이긴 것 아닌가. 이 현상은 지난 번 이준석 체제 때도 나타났다. 그전까지 '올드'하다고 민주당에 눌렸는데 이준석 전 대표 선출로 민주당도 몸부림을 쳤고, 매미가 허물 벗듯이 완전한 세대교체가 일어났었다."

당정관계 개선이 가장 시급한 과제인데. 

"친소관계와 정치적 협력은 차원이 다르다. 각자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필요에 의해서라도 협력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정권 이양시 제가 당 대표였다. 선거에 이기려면 단합해야만 했다. 전임‧후임 대통령이 서로 합력(合力·흩어진 힘을 한데 모음)했고 당이 중심이 돼서 강력한 힘으로 이끌어나갔다. 세 요소가 뭉쳐야 한다."

김재원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운영돼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원내와 지도부 간) 싸움을 불러일으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아빠, 엄마 중 누구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두 사람이 협의해서 진행해야 한다."

채해병 특검과 관련해 한동훈 대표의 제3자 추천안을 두고 원내에 이견이 있는데.

"후보로서 했던 얘기를 존중해야 하지만 당에 들어와서는 당론을 따라야 한다. 당론은 의원총회에서 엄격한 룰에 따라 절차를 밟아 결정된다. 최종적으로 당론 채택이 안된다면 대표라도 그에 따를 것이다."

전당대회 과정에 불거진 여러 의혹들이 부메랑이 되진 않을까. 한동훈 특검법도 거론된다.

"좋은 변호사는 좋은 이웃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한동훈 대표도 법률가지만 저쪽(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당)도 전부 법률가들이다. 조심해야 한다. 특검은 정상적인 수사기관이 작동하기 어려울 때, 상설특검도 손대지 못할 때,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마저 움직이기 어려울 때 생각해야 한다. 여야 대표가 어느 선에서 정리하는 것이 맞다."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인천 송도의 한 카페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한동훈, 모든 언행 정권 재창출에 맞추고 파벌정치 막아야"

김건희 여사의 검찰 조사 방식과 관련한 논란이 있는데.

"검찰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전례를 따랐다고 본다. 국회의원들도 때로는 서면조사만 한 전례가 있다. 공연한 프레임을 짜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는 추세다. 

"정비가 잘 돼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승리의 DNA를 가졌다. 머릿속에 좋은 경험이 있으면 어떤 일을 맡아도 항상 잘 된다. 당에서 대통령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고 비판만 한다면 당 지지율 만큼 오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자유'라는 키워드를 강조했던 것도 윤 대통령 취임사와 연결된다. 윤 대통령이 자유를 그토록 강조하였던 점도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대통령에 연이은 자유의 완결이라는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자 한 것이다."

당대표 선배로서 한동훈 대표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저는 모든 언행이 정권 재창출에 맞춰져있다. 한동훈 대표도 정권 재창출에 맞춰 훌륭한 대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당도 어렵고 대통령도 어렵고 나라도 어려운 상황에 절체절명의 심정으로 선당후사‧선민후당 정신을 지키면 성공하는 대표가 될 것이다. 대표로서 성공해야 다음 길이 열린다. 한 대표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파벌정치다. 파벌정치의 폐해는 우리 모두 경험으로 너무 잘 알고 그 후유증은 정권을 놓치는 걸로 연결된다. 파벌정치로 흘러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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