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가치 네트워크에 주목하라] 촘촘한 AI 동맹 생태계 속 `협업 허브`된 플랫폼기업
투자 규모 작은 네이버·카카오
엔비디아 등 협업… 자리 '굳건'
데이터 수집·활용 장점 확대도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디지털경제3.0의 핵심은 하드웨어 산업의 주축인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산업의 주축인 플랫폼이다. 반도체가 디지털경제를 움직이게 하는 심장이라면 플랫폼은 디지털경제를 리드하는 뇌와 같은 역할을 한다.
디지털경제를 한 단계 진화시킨 생성형 AI의 하드웨어는 HBM, GPU, AI가속기 등으로, 소프트웨어는 AI모델 개발 프로그램과 AI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생태계의 중심에는 빅테크가 있다. 2000대 이후 디지털경제의 발전과 함께 급성장한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 메타(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축적된 기술력과 자본, 인력을 바탕으로 AI 시대에도 주인공으로 뛰고 있는 것.
이들 기업은 전 세계 시총 상위 순위를 휩쓸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애플이 3조3465억달러, MS가 3조1716억 달러로 1, 2위 다툼을 하고 있고 엔비디아가 2조7451억 달러로 3위다. 알파벳이 2조969억 달러로 그 뒤를 추격하고 있고 아마존과 메타는 각각 1조9065억 달러와 1조1813억 달러다. 우리나라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28조1779억원, 카카오는 17조2943억원 수준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는 체급에서 밀린다. 그럼에도 AI 패권경쟁 시대에 K-플랫폼이 주목 받는 이유는 전 세계 90% 이상을 미국과 중국이 장악한 디지털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국 플랫폼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막대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해 새로운 정보와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그 토대가 되는 플랫폼은 '소버린 AI', 즉 AI 주권의 보루와 같다.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가 자체 초거대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AI 서비스 개발을 본격화하며 LLM보다 소형언어모델(sLLM)으로 최적화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다만 국내 플랫폼 기업은 해외 빅테크 기업의 투자 규모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오픈AI가 AI 개발에 7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세운 것과 달리 네이버의 투자규모는 7억 달러에 불과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무한 패권경쟁 체제로 돌입한 AI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전략으로 '동맹'을 택했다. 네이버는 인텔, 엔비디아, 시스코 등과 협업 관계를 맺었다. 세계적인 AI 관련 기업이 플랫폼인 네이버를 주목하는 이유는 AI 분야에서 학습가치가 있는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통로가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이 AI 분야에서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플랫폼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이용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AI의 성패가 결국 데이터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스럽게 플랫폼 기업이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엔비디아나 인텔, 삼성전자 등은 주로 하드웨어 기업이다. AI를 개발하려면 하드웨어와 에너지를 잘 확보해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플랫폼의 장점을 확대해야 한다"며 "많은 빅테크들이 합종연횡 동맹을 하고 있지만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은 AI 동맹을 맺을 만한 충분한 인센티브가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빅테크와의 동맹 외에도 자체적으로 AI 스타트업을 키우며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체 투자사인 D2SF를 통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사(100여개) 중 AI에 가장 높은 비중(33%)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부터 데이터, 모델 및 알고리듬 애플리케이션까지 AI 관련 전 가치사슬(밸류체인)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AI 포트폴리오사 전체 기업가치만 1조8000억원 상당에 이른다.
네이버는 올해 더 적극적으로 AI 기술에 투자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전 산업에 빠르게 침투 중이고,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기술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AI 산업에서 빠른 속도로 등장하는 기회 시장을 찾으려면 탐색, 투자, 시너지 창출이라는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더 넓은 시장의 기회를 탐색하고자 북미 투자 또한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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