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논란’에 세계선수권 실격·메달 박탈된 복서들…“여자경기 출전가능” [파리올림픽]

이재은 2024. 7. 3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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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메달을 박탈당하거나 실격 처리된 여성 복서 2명이 2024 파리 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26)와 대만의 린위팅(28)은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의 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경기에서 제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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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모든 규정 준수, 정상적으로 출전”
알제리 이마네 칼리프, 대만 린위팅 선수
결승전 앞두고 실격…동메달 박탈당해
IBA 회장 “검사 결과 XY염색체 가져”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지난해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성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메달을 박탈당하거나 실격 처리된 여성 복서 2명이 2024 파리 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대만의 린위팅(28),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26) 선수. (사진=린위팅, 이마네 칼리프 SNS)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9일(현지시간) “칼리프와 린위팅은 IOC의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며 “파리 올림픽에 정상적으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26)와 대만의 린위팅(28)은 지난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의 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경기에서 제외된 바 있다. 칼리프는 결승전 몇 시간 전 실격 처리됐으며 린위팅은 동메달을 박탈당했다.

IBA는 선수들의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규정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위반 사항은 성명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마르 클레믈프 IBA 회장은 러시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두 선수가 “DNA 검사 결과 XY염색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남성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기에 여자 종목에 출전할 수 없다는 취지다.

당시 알제리 언론은 칼리프가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 실격됐다고 보도했으며 칼리프는 인터뷰에서 “알제리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원치 않는 국가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것은 음모”라며 “이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린위팅은 메달 박탈 직후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날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IOC 내부망에는 칼리프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기준치 이상으로 나와 그가 202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린위팅은 생화학 검사 결과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동메달을 박탈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IBA가 IOC로부터 자격 정지 및 승인 취소 징계를 받고 파리 올림픽에서 복싱 경기를 주관할 수 없게 되며 상황은 뒤바뀌었다.

IOC는 지난 5월 이 같은 징계 사실을 발표한 뒤 IBA가 러시아 에너지 기업인 가즈프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재정 상황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IOC가 두 선수에 대해 출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들은 내달 경기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파리 올림픽 복싱 경기는 IOC가 설립한 임시 기구인 파리 복싱 유닛(PBU)이 주관하고 있으며 IOC는 지난 5월 성명에서 “선수들의 준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올림픽 대회 간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선수는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했으며 칼리프는 여자 66㎏급, 린위팅은 여자 57㎏급에서 활약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각각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만 중앙통신사(CNA)는 지난 26일 올림픽 특집 기사에서 린위팅의 2023 세계선수권 메달 박탈 사건은 “더 넓은 맥락에서 봤을 때 린위팅이 수년간 여성성에 대한 의문에 직면해왔음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CNA는 린위팅 측이 지난해 세계선수권 이후 성별 관련 서류를 철저하게 준비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57㎏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IOC는 출전 선수들의 성별 문제에 관해 관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뉴질랜드의 로럴 허버드에게 출전 기회가 부여되기도 했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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