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의혹' 항의 시위 거세지는 베네수엘라 대선… 향배 가를 3대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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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인 베네수엘라가 대혼돈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11년째 장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각종 의혹에도 승리 선언을 강행하자 반대하는 국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친(親)마두로' 인사들이 장악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선거 집계 결과(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51.2%로 당선)를 못 믿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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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폭력 진압 예고… "1명 사망" 보도
'민주적 정권 교체' '장기집권 고착' 분기점
'미국 제재·브라질 동향·야권 결집력' 변수 거론
'대선 부정선거 의혹'에 휩싸인 베네수엘라가 대혼돈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11년째 장기 집권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각종 의혹에도 승리 선언을 강행하자 반대하는 국민들이 거세게 항의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들을 "미국 사주를 받은 범죄자"로 낙인찍고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면이 향후 베네수엘라 민주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反)정부 시위가 거세져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도, 강경 탄압에 짓눌려 '마두로 장기 집권 체제'가 고착화될 수도 있는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국제사회 대응과 야권 결집력이 결국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마두로 포스터 태우고, 차베스 동상 무너뜨려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이날 전국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민 수천 명이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방향으로 행진했고, 일부는 마두로 대통령 선거 포스터를 불태웠다. 엑스(X)에는 베네수엘라 북부 팔콘주(州)에서 시위대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동상을 무너뜨리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의 요구는 "선거 집계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었다. '친(親)마두로' 인사들이 장악한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선거 집계 결과(마두로 대통령이 득표율 51.2%로 당선)를 못 믿겠다는 취지다.
마두로 대통령은 무력 진압으로 답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현지 인권단체 '포로파넬'은 이날 X를 통해 북서부 야라쿠이주에서 시위 도중 최소 1명이 숨지고 46명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NYT "브라질, 협상 촉진하기 가장 적합한 나라"
외신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폭주'를 막아설 주요 동력으로 국제사회 제재를 주목했다. 앞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민주 선거 실시를 대가로 그간 마두로 정권의 숨통을 조였던 석유 수출 제재 조치 일부를 완화해줬는데, 결과적으로 집권 연장의 빌미만 제공해 준 꼴이 됐다는 비판이 미 공화당에서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부정 선거 의혹 대응 차원에서 제재 부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남미 주요 국가들의 대응도 중요하다. 이미 베네수엘라 정부가 부정 선거 가능성을 규탄한 남미 7개국(칠레 아르헨티나 등)과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가운데, 외신들은 '브라질 역할론'에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은 남미 '맏형 격' 국가이면서도 마두로 정권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그 영향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브라질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국민 및 야권 지도자들의 결집력은 가장 중요한 변수다. 일단 베네수엘라 야권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국회의장이 정부 발표와 별개로 이날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 승리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야권이 이번 대선 집계표 70%가량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곤살레스 후보가 약 630만 표를 얻어 마두로 대통령(280만 표)을 이겼다고 주장했다.
곤살레스 후보 역시 "우리는 수학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승리를 거뒀다"며 자체 입수한 집계 결과를 외국 정부와 공동 검토하고, 조만간 온라인에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야권의 조직적인 시위와 저항이 마두로 정권을 얼마나 흔드느냐에 따라 베네수엘라 정국 운명도 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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