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도 외면한 민주 전대...`확대명`에 투표율 32% 그쳐

김세희 2024. 7. 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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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상보다 흥행 붐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순회경선 2주 차까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이 30%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10개 지역 순회 경선이 진행된 28일을 기준으로 집계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참여율은 31.94%다.

한 권리당원은 "제주 경선에만 현장에 가고 나머지 지역 경선장에는 가질 않았다"며 "결과가 뻔히 예측되는 데 굳이 현장에서 볼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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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3명 참여하는 꼴
최고위원 경선도 명심이 좌우
"결과 뻔한데…투표 의미 있나"
28일 오전 충남 공주 충남교통연수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상보다 흥행 붐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순회경선 2주 차까지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이 30%대 초반에 그치고 있다. 10명 중 3명이 참여하는 꼴이다. 당 대표 선거는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최고위원 선거는 '명심'(이재명 후보의 의중) 기류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어차피 뻔한 전당대회 아닌가'라며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10개 지역 순회 경선이 진행된 28일을 기준으로 집계된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참여율은 31.94%다. 현재까지 시도별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선거인단 총28만7422명 가운데 9만1798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지역별로 보면, 제주 3만1921명 중 5869명, 인천 4만2403명 중 1만6013명, 강원 2만7049명 중 5911명, 대구 1만1123명 중 5809명, 경북 1만2149명 중 5807명, 울산 1만6286명 중 5455명, 부산 2만9785명 중 1만2530명, 경남 3만5126명 중 1만2336명, 충남 5만932명 중 1만2762명, 충북 3만648명 중 9306명이다.

민주당이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중심 대중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에 비춰볼 때, 투표 참여 인원이 많다고 보긴 어렵다. 앞서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는 지난달 첫 회의에서 '당원 중심 민주당을 만드는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결과가 예측가능한 현 구도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누적득표율 90.41%이고, 김두관 후보(8.36%)와 김지수 후보(1.23%) 득표율은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사실상 '확대명'기류를 굳혔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 후보를 향해 비판적 의견을 제기하거나, 그의 강성팬덤인 '개딸'을 저격하면 현장에서 욕설까지 나온다.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인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후보가 예비경선부터 이 후보와의 경쟁에 뛰어들었던 2022년과는 다르다. 박용진 전 의원은 20%대 표를 얻는 성과를 거뒀다.

최고위원 선거도 크게 다를게 없다. 유력 당권 주자인 이 후보가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하면 표심이 변한다. 일례로 1~4차 경선(제주, 인천, 강원, 대구·경북)에서 4위에 머문 김민석 후보는 이 후보의 지지를 받은 이후, PK(부산·울산·경남)·충청 경선에서 1위로 올라서며 정봉주 후보의 누적득표율을 바짝 추격했다. 이 때문에 최고위원 후보들은 명심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2년 전 당시 고민정 의원과 송갑석·윤영찬·고영인 전 의원이 비명(비이재명)를 표방하며 나선 상황과도 대비된다.

이언주 최고위원 후보는 30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소위 말하는 개혁의 딸들이 눈살 찌푸릴 정도로 심하게 하고 있다는 수준이라면 굉장히 투표율도 높고 이래야 한다"며 "하지만 너무 (당대표 경선 등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니까 (투표가) 활성화가 잘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 권리당원은 "제주 경선에만 현장에 가고 나머지 지역 경선장에는 가질 않았다"며 "결과가 뻔히 예측되는 데 굳이 현장에서 볼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솔직히 크게 관심이 가지도 않는다"면서도 "수석 최고위원이 누가 될 것인지 정도만 관전 포인트인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경선 막바지로 갈수록 흥행 실적이 점점 나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온라인 당원 투표율만 놓고 볼 때, 2022년 전국대의원대회보다 조금 올라갔다는 게 근거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제주는 2022년 17.80%에서 올해 18.39%, 인천 25.86%에서 41.26%, 대구 43.48%에서 52.23%, 경북 42.35%에서 47.80%, 울산 27.72%에서 33.50%, 부산 35.55%에서 42.07%, 경남 26.53%에서 35.12%, 충남 19.68%에서 25.06%, 충북 21.36%에서 30.36%로 늘었다. 강원만 22.64%에서 21.85%로 줄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올해는 2022년과 달리 자동응답전화(ARS) 투표발표를 서울지역 경선 시점으로 미뤘다"며 "ARS합산해서 발표하면 충분히 득표율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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