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곳이지만 마음 편안해" 43년만에 고향 찾은 입양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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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려졌던 곳을 다시 오니 울컥한 데 마음이 편안해요. 따뜻한 한국 사람들 때문인 것 같아요."
43년 만에 대전역을 찾은 노르웨이 입양 한인 김 토마스 리셍(46·한국명 김민수)씨는 30일 "제가 발견됐던 대전역을 찾아서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줬는데 다들 친절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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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내가 버려졌던 곳을 다시 오니 울컥한 데 마음이 편안해요. 따뜻한 한국 사람들 때문인 것 같아요."
43년 만에 대전역을 찾은 노르웨이 입양 한인 김 토마스 리셍(46·한국명 김민수)씨는 30일 "제가 발견됐던 대전역을 찾아서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줬는데 다들 친절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9월 연합뉴스를 통해 생모를 찾고 있다는 사연을 전한 그는 지난 28일 평생 꿈에 그리던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왔다.
4년째 앓고 있는 위암은 거듭된 항암치료에도 최근 오히려 악화했지만, 한국행을 극구 만류한 담당 의사의 조언도 뿌리치고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하루라도 더 늦기 전에 고향을 보고, 가족에 대한 단서를 조금이라도 더 끌어모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암 투병을 하는 그의 옆에는 노르웨이 양아버지, 부인, 아홉살 아들이 함께하고 있다.
한국 첫 일정은 고향 대전시 방문.
그는 지난 29일 대전역을 찾아 시민들에게 '엄마를 찾는다'는 전단을 나눠주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1981년 4월 24일 오후 5시께 대전역 대합실 안에서 우는 채로 발견돼 대전 피얼스영아원(현재 늘사랑아동센터)에 맡겨졌다.
기록상의 생년월일은 1977년 4월 25일이지만 확실치 않다. 발견 당시 그의 옷가지 등에서 정확한 인적 사항이 적힌 쪽지나 편지는 따로 없었다.
영아원 관계자 등이 4∼5살로 보이는 남자아이라 입소 날짜에 맞춰 생년월일을 정하고 김민수라는 이름을 붙였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노르웨이 한국대사관을 통해 진행한 경찰청 실종아동 데이터 DNA 샘플 검사에서도 '일치자 없음' 결과가 나왔지만,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이날 과거 피얼스영아원이 있던 자리에 가서 가족사진을 찍었고, 늘사랑아동센터, 대전시청도 방문해 본인의 입양 전 자료를 검색하고 요청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1981년 4월 25일에 대전 동구청장 직인으로 처리된 '요보호자 수용 의뢰서'를 새롭게 발견했지만, 시와 동구청에서 추가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그는 "한국에 오면 길이 보일 것 같았는데, 막상 두 눈으로 직접 보니 한국은 너무 크고,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나라인 것 같다"며 "한국이 너무 큰 나라처럼 느껴져 어쩌면 엄마를 찾기가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번 여행 내내 손흥민 팬인 아들과 함께 즐겁게 지내고 있다.
"아빠 사람들 피부색과 외모가 저와 비슷해요"라고 말하며 즐거워하는 아들의 웃음을 보며 또 힘을 얻는다.
김씨는 "암 투병으로 많이 먹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 음식은 정말 끝내준다"며 "라면이 특히 맛있었다. 한국어를 알아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온 가족이 한국어를 배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부모 찾기를 같이 응원해준 양아버지를 모시고 온 것도 행복하고, 한국에 와서 가족의 소중함을 더 깨달은 것 같다"며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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