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대입 개혁 방아쇠 당기겠다"…교육청 전담기구 설치(종합)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30일 "대학 입시를 대상으로 변화의 방아쇠를 당기겠다"고 밝혔다.
임 교육감은 이날 오전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열린 '대학입시 개혁을 위한 특별 전담기구(TF) 1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수십 년 이상 한 번도 제대로 조준해보지 못한 대학 입시 문제를 정조준해서 한국 교육의 오랜 숙원인 교육의 근본을 바로세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도교육청 단위에서 대입제도 개선과 관련된 조직을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F는 황윤규 교육정책국장을 단장으로 도교육청 각 부서에서 위촉한 내부위원과 외부위원으로 꾸려진다.
외부위원은 경기도교육연구원을 비롯해 대학교수와 입학사정관 IB 및 교원 그룹, 학부모 및 학생 등으로 구성범주를 정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본격적으로 활동할 위원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TF는 도교육청 직속기관인 도교육연구원을 통해 그동안 발표된 대입제도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내용을 제출받아 2차 회의에서 후속 추진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임 교육감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 교육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지만 고도성장기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는 점은 우리 국민이나 세계인들 중에서 부인할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국민 문맹을 퇴치하고 앞선 분야를 배우고 따라가는 데는 암기 지식 중심 교육이 작동을 한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선진국한테 배워서 그걸 따라가고 처음엔 흉내를 내고 모방하다가 그걸 넘어서는 일까지도 그동안의 교육 시스템으로 충분히 해왔다"며 "그런데 이제 이런 교육으로는 안 통하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디지털 대전환 속에서 기존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기 때문에 교육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한국 발전에 기여했던 기존의 교육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는 진단을 여러 분야에서 요구하고 있다"고 대입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임 교육감이 이번에 대입제도 개혁을 화두로 꺼낸 것은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미래교육 인재를 키우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과거와 달리 암기나 지식 중심보다 창의력, 문제 해결력, 자기 주도적인 발상이 중요해지는 시대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해왔던 기존 교육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런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서 우리보다 후발주자라고 생각하는 중국도 대입 제도의 개혁을 천명하고 있다"며 "중국은 위로부터의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중국의 대학 입시 교육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저는 경기도교육청이 (대입제도 개혁에) 힘만 모으면 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고, 대한민국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더라도 반드시 이 문제는 경기도에서부터 먼저 추진하고 방아쇠를 당겨서 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책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모임은 그렇게 해서 출발하게 된 것이고 우리의 목표와 방향, 구체적인 추진방법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 교육감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대입 개혁을 이루기 위한 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수행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환경적 요소를 분석, 이같은 여건을 개선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내용의 실행로드맵도 제시했다.
그는 "교육의 근본을 회복하고 미래 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이 (대입제도 개혁의) 목표"라며 "지금의 교육이 아이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기 위해 어떻게 바뀌어야 되는가를 생각하면 현재 대학 입시 문제는 반드시 바꿔야 되는 과제"라고 개혁 방향성을 밝혔다.
이어 "TF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가 (대입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문제"라며 "교육계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일하시는 TF위원들과 이 위원들이 가동할 수 있는 외부 네트워크를 최대한 동원해 지금까지 나온 대학 입시와 관련된 의견들을 도교육청이 종합해보며 이를 나름대로 평가하고 정리해볼 것"이라고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또 "이렇게 연구를 하고 나면 핵심은 결국 교육평가에 집중될 것"이라며 "학생에게 필요한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고 그 평가내용을 대학 선발에서 어떻게 활용하게 할 것인가가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있지만 대학 입시 제도를 고치지 못 하면 그건 다 미완의 노력"이라며 "이 점이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교육이 완성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뇌관이고 이를 정조준해야 교육의 진정한 창조적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교육감은 "우리가 (대입 개혁 필요성에) 확신하지 못하면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을) 설득할 수 없다"며 "앞으로 확신할 수 있는 경기도의 (대입 개혁의) 대안을 마련한 뒤 어느 정도 (그 내용이) 정리되면 설득 작업을 통해 소통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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