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암이래요”…42년 만에 부모 찾아나선 해외 입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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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4월 24일 늦은 오후 대전역 대합실.
한국 이름은 '김민수'였지만 이마저도 친부모가 아닌 영아원에서 지어준 이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김 씨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지난 27일, 4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습니다.
김 씨는 입양 전 지내던 영아원과 대전시청을 찾아가 봤지만 발견된 날짜와 사진, 영아원 입소 기록만 남아 있을 뿐 친부모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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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4월 24일 늦은 오후 대전역 대합실.
4~5살 정도의 한 남자 아이가 짐 보따리와 함께 발견됐습니다.
1년 후 아이는 노르웨이로 입양을 가게 됐습니다.
■ 1977년생 추정 '김 토마스 리셍'
노르웨이에서 아이는 '김 토마스 리셍'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한국 이름은 '김민수'였지만 이마저도 친부모가 아닌 영아원에서 지어준 이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씨를 입양한 노르웨이 양부모는 김 씨를 친자식과 똑같이 애정을 담아 키웠습니다. 김 씨의 양아버지인 알프 리셍 씨는 "어린 시절 아들은 활발하고 쾌활한 아이였다"고 말합니다.
특히 동생과 하는 총싸움 놀이를 좋아했다는데요, 또 양어머니와 잠시라도 떨어지는 걸 견디지 못할 만큼 어머니 '껌딱지'였다고 기억했습니다. 양아버지는 김 씨가 노르웨이로 온 뒤 한동안 식사를 마치고 음식을 치우려고 하면 크게 울며 소리치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전했습니다.
양아버지는 아들의 이런 모습들이 한국에서 겪었던 일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고 합니다.
■ 아들 보며 '친부모' 그리움 커져
자라는 동안 김 씨에게 한국은 늘 외면의 대상이었습니다. 어디서나 '동양에서 온 이방인'이라는 꼬리표가 그에게 따라붙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어엿한 회계사가 된 김 씨는 페루에서 만난 아내와 결혼해 아들을 낳고 단란한 가정을 이뤘지만, 늘 가슴 한 켠에는 사무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그 마음이 한국과 친부모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김 씨는 "사랑하는 아들을 잃어버린다는 생각만 해도 죽을 것 같았다"며 "혹시 내 어머니도 나를 잃어버린 게 아닐까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 위암 투병, 그리고 낳아주신 어머니
김 씨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21년 6월 갑작스럽게 위암 진단을 받은 겁니다. 김 씨는 암 수술을 받았지만 4개월 만에 암이 재발해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죽음의 위기를 겪으면서 김 씨의 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결국, 김 씨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지난 27일, 42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았습니다.
김 씨는 입양 전 지내던 영아원과 대전시청을 찾아가 봤지만 발견된 날짜와 사진, 영아원 입소 기록만 남아 있을 뿐 친부모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친부모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부푼 기대를 품고 한국땅을 밟았지만, 낳아주신 어머니가 생존에 있기는 한 건지, 살아있다면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 확인할 실마리가 없어 마음이 더 답답합니다.
김 씨는 "내 삶이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겠다"며 "그래서 더더욱 낳아주신 어머니를 찾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딘가에서 혹시나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을 어머니에게 간절한 한마디를 전했습니다.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아요. 꼭 한 번만 만나고 싶습니다.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 1981년 4월 24일 대전역 대합실에서 발견된 아이나 그 가족을 아시는 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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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yes2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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