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구명로비’ 보도 JTBC 기자 고발한 국힘…“대통령 지위 흔들어”

서울경찰청에 고발…“가십을 특종처럼 JTBC 업무방해
탄핵사유 있는 듯 여론 왜곡”…JTBC “언론자유 침해” 성명

지난달 25일 국민의힘 ‘뉴스룸’을 통해 보도된 ‘임성근 “모른다” 했던 골프모임…도이치모터스 공범 대화 내용 입수’ 리포트 화면. 제이티비시 유튜브 갈무리

국민의힘이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보도한 제이티비시(JTBC) 기자를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해당 보도를 “대통령의 지위를 흔드는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이티비시 사쪽과 기자협회 제이티비시지회 등은 “기자 개인을 공격하여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임성근 “모른다” 했던 골프모임…도이치모터스 공범 대화 내용 입수’(6월25일 제이티비시 ‘뉴스룸’) 리포트를 보도한 기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다고 알렸다. 해당 의혹이 “가십거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특종인 것처럼 보도”해 “진실보도 의무가 있는 제이티비시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마치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에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여사, 김용현 경호처장이 관여되어 있는 것처럼 속였다”며 “특정인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언론사의 진실보도업무를 방해한 범죄행위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대통령 탄핵사유가 있는 것처럼 여론을 왜곡하고 확산시켜서라도 업무에 전념하고 있는 대통령의 지위를 흔드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제이티비시는 즉각 성명을 내어 “국민의힘은 사실 관계를 왜곡해 근거없는 ‘제보공작’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제이티비시와 해당 기자의 명예를 크게 훼손했고, 더 나아가 보도한 기자가 제이티비시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고발을 감행했다”며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기자 개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조치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언론자유 침해 행위”라고 반발했다.

제이티비시는 “보도의 핵심은 이종호씨가 속한 대화방에서 임 전 사단장과 골프 모임을 추진했다는 사실, 이후 주변에 ‘브이아이피’(VIP)를 거론하며 ‘구명로비’ 정황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는 내용”이라며 “이는 카카오톡 단체방과 녹취 파일, 그리고 폭넓은 당사자 취재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관련 취재·보도를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부당한 언론탄압에 법적 대응 등 모든 조치를 실행하겠다”고 했다.

제이티비시 기자협회 역시 이날 성명을 내어 “해당 보도는 젊은 해병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의 진실이 왜 아직도 제대로 규명되지 못하고 있는지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진정 진실규명을 원한다면, (국민의힘은) 법률에 의존해 언론 보도와 기자를 고발하고 ‘재갈’을 물릴 것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언론의 의혹 제기에 겸허히 귀를 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제이티비시는 지난달 김규현 변호사의 제보를 바탕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인 이종호씨가 임성근 전 사단장을 채상병 사망 사건 혐의자에서 빼내기 위해 대통령실에 ‘구명 로비’를 한 것 아니냐는 내용의 의혹을 연달아 보도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