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바리캉 폭행남’ 2심서 7년→3년 감형…“상당액 공탁, 처벌불원”

여자친구를 감금한 채 여러 차례 강간·폭행하고 이발기(바리캉)로 강제로 머리를 밀어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절반 이하로 대폭 감형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2-3부(부장판사 김형배)는 강간, 감금,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바리캉 폭행남’ 김 모 씨의 항소심 공판에서 징역 7년의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아울러 5년간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도 명령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부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을 인정하면서 뉘우치고 있다”며 “이 사건 범행은 연인인 피해자가 다른 남자와 만나는 것을 확인하고 화가 나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김 씨가) 상당한 금액을 공탁하고 합의해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피고인의 부모도 계도를 약속하고 선처를 호소하는 등을 종합해 형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받은 심각한 정신적 충격이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되지 않아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피고인은 원심까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고, 피해자에게 용서받지도 못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 동안 경기 구리시의 한 오피스텔에 여자친구를 감금한 뒤 여러 차례 강간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김 씨는 강제로 이발기(바리캉)를 이용해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제멋대로 자른 뒤 “반려견도 죽이겠다”고 겁을 주면서 얼굴에 침을 뱉고 소변을 봤을 뿐만 아니라, 오물로 만신창이가 된 피해자의 모습을 촬영해 협박하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1심인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지난 1월 김 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선고 직후 피해자의 가족은 “이 사건만 보더라도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만 교제 폭력 범죄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검찰에 항소를 요청했습니다.

검찰 역시 “피고인이 선고 기일 이전 기습적으로 1억 5,000만 원을 공탁하였으나 피해자는 그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여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며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김범주 기자 (categor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