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9일 신생아 학대한 간호조무사 징역 1년 6개월

병원장·행정부장·수간호사 등 관계자에도 실형 선고
재판부 "위증 등으로 3년간 피해 부모와 아동 기만"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생후 19일 신생아가 잠을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학대한 간호조무사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병원장 등 관계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6단독(안현정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산후조리원 간호조무사 A씨(50대)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3년간 아동학대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또 A씨의 학대 행위 정황을 은폐하거나 거짓 진술한 산호조리원 병원장과 행정부장, 수간호사에게 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아기의 상태를 부모에게 허위 진단한 소아과 의사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받았고, 이 외에 간호조무사 등 병원 관계자 4명은 징역 6~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또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2월 7일 오전 1시 10분께 생후 19일 된 신생아가 자지 않고 보챈다는 이유로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각지대로 데리고 가 손으로 왼쪽 귀를 잡고 비틀어 21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병원장과 당직의, 수간호사 등은 학대 사실을 보고 받고도 9시간이 지나서야 면봉으로 귀 뒤의 태지를 제거하던 중 상처가 발생했다고 사고 경위를 조작해 피해 부모에게 알렸다.

피해 부모로부터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이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간호기록부에 피해 신생아 활동 양상을 '매우 보챔'에서 '양호'로 수정하는 등 기록을 위조했다.

또 사건 당일 피해 부모가 피 묻은 배냇저고리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신생아실에 있던 배냇저고리를 쓰레기통에 버려 증거를 인멸하기도 했다.

이후 A씨만 2022년 5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병원 관계자들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배냇저고리를 본 적도 없다" "면봉에 의한 과실이다"라며 위증을 이어갔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CCTV에서 확인되는 피해 아기의 간호기록부와 수사기관에 제출된 간호기록부가 상이한 것을 발견했고, 사건 은폐 정황에 대한 보완수사에 착수해 병원관계자들을 추가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경위를 밝힐 중요한 증거물을 은닉하고 증거를 위조하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을 뿐만 아니라 범행 후에도 수사기관에서 진술할 내용을 사전에 모의하고 법정에서 위증까지 해 수사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고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다"며 "피고인들은 약 3년간 피해 아기의 가족을 기만하고 신생아인 피해 아기에 대한 학대행위를 은폐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A씨에 대해서는 "범행을 단순히 부인하는 것을 넘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펼치면서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내용을 바꿔가며 허위주장을 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