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주 외교장관 회담…‘경제안보대화’ 출범키로

한국 쪽 “방산협력 발전은 관계에 또 다른 이정표”
호주 쪽 “한반도 평화는 관심사이자 국익의 문제”

조태열 외교장관과 페니 웡 오스트레일리아 외교장관이 30일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 외교장관은 30일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페니 웡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양국 관계와 역내·글로벌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회담을 계기로 ‘한-호주 경제안보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협의체는 양국 간 경제안보 분야 소통 및 협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한국 쪽에서는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이, 호주 쪽에선 외교부 차관보급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1차 회의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측은 아울러 양국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주도하는 ‘기후대화’ 개최를 추진하는 한편, 인도·태평양 지역 인프라 분야 협력 사업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양국의 경제·안보·환경 등 분야의 협력 추진 상황을 돌아본 뒤 “최근 방산협력 분야 발전은 우리 관계에서 또 다른 이정표”라고 말했다. 웡 장관도 “한반도 평화와 안정은 한국에 중요한 문제이면서 동시에 이 지역 모두, 호주에 있어서도 관심사이자 이익과 관련된 문제”라며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으며 우리의 이익과 가치가 많은 영역에서 함께 한다”고 말했다.

웡 장관은 회담에 앞서 판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한국이 (인·태)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방위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해서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오커스(AUKUS) 필러2 참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웡 장관은 “많은 나라가 협력에 관심을 보였는데 오커스 파트너들이 그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호주, 일본, 한국,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제공하는 계획인 ‘필러1’과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사이버 안보,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군사 분야 기술을 공유하는 ‘필러2’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한국은 일본·뉴질랜드·캐나다 등과 함께 ‘필러2’ 참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조 장관과 웡 장관은 지난해 말 한국 기업이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차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작년 호주에서 진행된 탈리스만 세이버 훈련에 한국군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등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이 진전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조 장관은 호주가 추진 중인 범용 호위함 사업을 통해서도 양국 간 방산협력 모멘텀을 지속 강화할 수 있도록 호주 쪽의 지원을 당부했다.

호주는 차세대 보병전투차량으로 한국 기업의 레드백 장갑차를 선정하고 지난해 12월 계약을 체결했고, 호주가 추진중인 다목적 호위함 11척 획득 계획에서도 한･일･독･스페인 4개국 호위함이 관심 기종으로 선정되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