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동교동 사저, 100억원에 매도···김홍걸 “거액의 상속세 때문”

신주영 기자 2024. 7. 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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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 김대중> 의 한 장면. 명필름 제공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울 동교동 사저가 100억원에 팔린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사저를 매도한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거액의 상속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김 전 의원이 상의 없이 매도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결과 김 전 의원은 지난 2일 사저를 팔고 지난 24일 소유권을 3명에게 이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거래형태는 직거래, 거래금액은 100억원이다. 매수인 3명은 모두 주소가 동일해 가족으로 추정된다. 박모씨는 20%, 정모씨는 60%, 또 다른 정모씨는 20%로 각각 지분을 나눠 가졌다.

김 전 의원은 기자에게 “동교동 사저는 과거에 밝힌 것처럼 거액의 상속세 문제로 세무서의 독촉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작년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며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이고 아직 최종 정리가 안된 상황이라 현 시점에서는 자세히 해드릴 얘기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사저를 매입한 이들과 본래 지인인지 등을 묻는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

복수의 동교동계 인사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사전에 이를 동교동계 인사들과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동교동계와 사전에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동교동 사저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의 성지”라며 “(매도는)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김대중 사저인데 기념관으로 써야지 섭섭하다”며 “안 파는 게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교동 사저는 김 전 대통령이 생사고락을 겪은 장소다. 이 때문에 김 전 대통령과 뜻을 함께하던 정치인들은 ‘동교동계’라 불린다. 김 전 대통령은 이곳에 1961년 입주해 미국 체류기간을 제외하고 1995년까지 지냈다. 1995년 12월 일산으로 이사를 갔고, 대통령 당선 뒤에는 청와대 관저에 살았다.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다시 동교동으로 왔다.

김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이던 지난해 가상자산(코인) 투자 사실이 알려져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그는 당시 “투자 동기는 2019년 선친(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을 상속받으며 발생한 약 17억원에 달하는 상속세 충당”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당선 후 공직자 재산 신고 시 10억원대 아파트 분양권을 누락하고, 2016년 주택 3채를 잇달아 구매하는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져 2020년 9월 당에서 제명됐다가 지난해 7월 복당했다. 김 전 의원은 관련 혐의로 기소됐으나 2021년 벌금 80만원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유지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서울 강서갑 출사표를 던졌으나 지난 1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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