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불러 "의도된 사기"·이복현에 "해이한 금감원"…국회 제기능
수갑도 등장…"475건 피해 접수, 구속영장 보내와"
(서울=뉴스1) 김경민 서상혁 김근욱 기자 = 여야가 30일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를 불러 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 관련해 거세게 질타했다. 여야는 금융당국의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도 물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티몬·위메프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엔 티몬·위메프 모회사 큐텐그룹 오너 구 대표를 비롯해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참석했다. 구 대표가 공식석상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한목소리 추궁에 구영배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
여야는 사태의 원인과 정산금 지급 여력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큐텐 구영배, 티메프 판매대금 미정산을 초래하게 된 1차적 책임자"라며 "구 대표께서 미정산금을 갚을 의지가 있는지, 저는 없다고 본다. 갚을 재원이 있나, 저는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큐텐그룹 지분과 사재를 털어서 변제를 하겠다고 얘기한지 불과 8시간 만에 긴급회생을 신청했다. 긴급회생 신청은 미정산금 상환 자체가 중단이 되는 프로세스를 거치게 돼있다"며 "자금경색으로 판매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구 대표가 인지하고 있었는데도 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 판매를 계속한 건 의도된 사기행위"라고 강조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위시플러스 인수자금이라든지 큐익스프레스를 키우기 위해서 회사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상당히 신빙성 있는 것으로 저희가 해석해도 되겠냐"며 "판매 대금 다 어디 있냐"고 말했다.
또 "지금 회사자금과 정산 대금이 혼재돼 있어서 고객들한텐 카드사 통해서 2~3일 안에 결제를 받고 정산 주기는 40일에서 80일까지 늦춰 주면서 해당 기간 동안에 그 돈을 유용한 것 아니냐"며 "고의부도 폰지 사기의 의혹이 대단히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위시 인수자금 2300억 원은 어디서 동원했냐. 출처가 어떻게 되냐"며 "정산금이 위시 인수자금으로 들어가면서 이 사태가 나온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냐"며 "상장을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 자본 잠식 상태에서 이커머스 기업들을 무분별 인수해서 대박을 터트려 먹고 튀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구 대표는 "800억원이 맥스"라면서도 "정산 자금으로 쓸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구 대표는 또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으신 고객, 판매자 그리고 파트너,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저희로 인해 야기된 이 사태로 인해서 열심히 노력해 주신 정부 관계자분들께 또 진심으로 사과하고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도 야도 "금융 당국 책임"…이복현 "송구스럽다"
금융감독원의 책임론도 여야 가리지 않고 제기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 당국에 책임을 물어야 될 수밖에 없다"며 "사태가 이 정도까지 왔으면 지금까지 피해는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앞으로의 피해자들은 막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큐텐 계열사가 어디인지는 언론보도에 수십개, 수천개, 수만개가 나와있다"며 "그런데 지금 들어오기 1시간 전까지도 결제가 된다는 내용이다. 이게 지금 납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냐"고 질타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머지 포인트 사태부터 금융감독원의 해이한, 해태된 모습이 결국 피해를 더 양산해 오늘의 사태에 이르렀다"며 "제일 처음 7월 8일 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 공정위가 소비자에게 경고를 했으면 7월에 큐텐그룹 티몬이나 위메프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용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같은 당 유동수 의원도 "자본잠식 들어가 있고 계속 기업으로서 감사보고서가 떠있는데 아무런 조치를 안 했다"며 "이렇게 관리 감독하면 금감원이 없어지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몇 가지 조치를 했지만 부족해서 송구스럽다"고 답변했다.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엔 수갑까지 등장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제가 피해 사례를 받았는데 하루 만에 475건이 접수됐다"며 "이 분들이 '구영배 구속영장'을 보냈다. 본인과 직원, 가족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보내왔다. 도망간다고. 수갑도 보내왔다"며 서류봉투 안에서 수갑을 꺼내들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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