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동원 가능 자금 800억…티몬-위메프에 다 쓸수 있을지는 미지수”
● ‘위시’ 인수에 판매대금 활용 인정
구영배 큐텐 대표는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우리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 원”이라며 “바로 이 부분(티몬·위메프 정산)으로 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800억 원 전액을 투입해도 금융당국 추산 미정산액 규모의 37.5%에 불과한 수준인데, 이 역시 전액 투입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취지다. 구 대표는 이날 “제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은 회사에 투입하겠다”며 “2주 동안 (지분을) 담보로 해서 어떻게든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며 사재 출연 의지를 재차 밝혔다. 다만 당장 활용 가능한 재산의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구 대표는 이날 큐텐이 지난 2월 23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의 인수 과정에서 티몬·위메프의 정산대금 일부가 활용된 사실을 인정했다. 구 대표는 “(위시를) 2300억 원으로 인수했지만 현금으로 들어간 자금은 400억 원”이라며 “(판매대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달 내에 상환했다”며 “그것이 판매자 정산대금의 지연사태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판매대금이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재무조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티몬·위메프가 고의적으로 사태를 악화해왔다는 취지로 압박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자금경색으로 판매대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입점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 판매를 계속해 왔다”며 “의도된 사기행위이며 구 대표는 굉장히 비열한 기업인”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본인의 주식을 팔거나 담보를 해서 수습을 하겠다고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고의부도, 폰지사기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 이복현 “구영배,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티몬·위메프에 1조 원 이상의 건전성·유동성 이슈가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큐텐 자금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 강한 불법 흔적이 있다”며 “주말이 지나기 전 검찰에 수사의뢰를 해 놓은 상태고 주요 대상자에 대한 출국금지 등 강력 조치를 요청했다”고도 했다.
이 원장은 구 대표에 대해 “가급적 선의를 신뢰해야겠지만, 최근 저희와의 관계상에서 보여준 행동이나 언행을 볼 때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들이 있다”며 “말에 대한 신뢰를 못해 지난주부터 자금 추적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전날 7명으로 운영 중인 검사반을 추가로 확대해 신속하게 실체를 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검사반에 자금추적 관련 전문가를 추가로 합류시키고 이날부터 티몬·위메프 배송 관련 전산 자료를 확보해 분석할 별도 검사반 6명을 추가로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본 소상공인·중소기업 리스트가 확정되면 일주일 내로 총 2000억 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을) 시행하겠다”며 “중진공 자금은 직접 대출, 소진공 자금은 은행을 통해서 대출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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