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젠슨 황과 대담서 애플 저격…"폐쇄형 플랫폼에 화나"
황 CEO와 재킷 바꿔 입으며 친분 과시…라마 3.1에 H100 탑재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폐쇄형 플랫폼을 저격했다.
저커버그 CEO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컴퓨터 그래픽스 콘퍼런스 시그래프(SAGGRAPH)'에서 호스트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대담 중 "폐쇄형 플랫폼에 대해 얘기하면 화가 난다. 모바일 시대에는 애플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음 세대에는 오픈 생태계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지난 23일 오픈AI나 구글과 달리 자사의 최신 AI 모델 '라마(Llama) 3.1'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 소스로 출시했다.
그는 "모든 사용자가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플랫폼 모든 이용자가 자신들의 콘텐츠로 비즈니스 에이전트를 빠르게 구축하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폐쇄형 플랫폼을 얘기하면 화가 난다"며 페이스북 창업 이후 모바일 시대에 겪은 고충을 설명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웹 기반으로 시작했을 때는 오픈된 플랫폼이었다"며 "모바일로 전환하면서 모든 사람이 주머니에 컴퓨터를 가지게 돼 좋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모바일 시대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제한됐다"며 페이스북 등 메타의 상품을 폐쇄형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다소 이기적일 수는 있는데 회사 설립 후 10년에서 15년 동안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소셜 경험을 구축할 수 있는 기본 기술을 확실히 구축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를 시도했다가 '플랫폼 제공업체로부터 구축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너무 많아서 어느 순간 '아니, 엿이나 먹어'라고 생각했다"며 비속어를 써가며 흥분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기업을 언급하지 않고 '플랫폼 제공업체'라고 했지만 사실상 애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저커버그 CEO의 비속어 사용에 황 CEO가 "방송 기회는 날아갔다"고 농담을 하자 저커버그 CEO는 "죄송하다"며 폐쇄형 플랫폼에 화가 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플을 언급했다.
그는 "애플이 폐쇄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성공했기 때문에 모든 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안드로이드도 애플을 따라가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세대는 애플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며 이전 세대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 CEO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를 언급하며 "애플은 폐쇄적인 방식을 취했지만 MS는 비교적 오픈된 형태였다"며 "윈도는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작동했고, 윈도 시대에는 오픈 생태계가 주도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음 컴퓨팅 세대에서는 다시 오픈 생태계가 주도할 것으로 봤다.
그는 "물론 폐쇄형과 개방형 모두 장단점이 있고 우리도 폐쇄적인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전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컴퓨팅 플랫폼은 소프트웨어가 오픈돼야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세대에는 오픈 생태계가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필요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플랫폼 제공자에게 제약받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커버그 CEO는 팀 쿡 애플 CEO와 수년간 갈등을 겪어 왔다.
그는 이용자들이 앱스토어에서 구매시 애플이 개발자에게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대해 비판해 왔고, 2021년에는 애플이 아이폰 등 기기에 개인의 취향 등을 반영한 표적 광고를 막는 사생활 보호 기능을 도입하자 반발하기도 했다.
황 CEO와 저커버그 CEO는 이날 1시간 가량 대담을 하며 AI 시대 협력을 다졌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라며 "우리 덕분에 황 CEO가 여기 앉아 있을 수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라마 3.1은 현재 상용 중인 AI 칩으로는 가장 최신인 엔비디아의 H100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6천개를 기반으로 훈련됐다. H100 칩 가격은 개당 3만∼4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외투를 바꿔 입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날도 외투를 교환했다. 저커버그 CEO가 목 부분이 양털로 덮힌 가죽 재킷을 선물로 줬고, 이에 황 CEO도 자신이 입고 있던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 재킷을 벗어 저커버그 CEO에게 전달했다.
황 CEO는 이번 시그래프 행사를 위해 아내가 새로 사와서 2시간 밖에 입지 않은 재킷이라며 저커버그 CEO에게 직접 입혀줬고, 이에 저커버그 CEO는 "이 재킷은 사용됐기 때문에(황이 입었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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