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유동성 위기 은폐 의혹…이슈 전 ‘할 수 있는 딜은 이번 주 다 하기’ 메모도

정서영 기자 2024. 7. 30. 17: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수천억 원대 정산금 미지급 사태를 빚은 전자상거래업체 티몬과 위메프가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소비자와 판매자를 중심으로 티몬과 위메프가 유동성 위기를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티몬·위메프 입점업체들은 올해 상반기(1~6월) 두 플랫폼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직원들이 떠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사무실에서는 유동성 위기를 예감한 듯한 메모가 다수 발견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1
수천억 원대 정산금 미지급 사태를 빚은 전자상거래업체 티몬과 위메프가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소비자와 판매자를 중심으로 티몬과 위메프가 유동성 위기를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티몬·위메프 입점업체들은 올해 상반기(1~6월) 두 플랫폼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티몬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판매했던 박모 씨는 “(티몬의) 거래 마진이 10%인데 최대 35%까지 추가 쿠폰 할인을 유도해 매출을 일으켰다”며 “쿠폰으로 상반기 매출이 급격히 늘어 미정산 대금도 함께 증가했다”고 말했다. 생활용품을 판매한 김모 씨도 “과도한 프로모션으로 늘어난 매출이 이상하다고 느꼈다”며 “유동성을 끌어오기 위해 무리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 같다”고 했다.

직원들이 떠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사무실에서는 유동성 위기를 예감한 듯한 메모가 다수 발견됐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류화현 위메프 대표 방에서는 위메프의 상황을 ‘암 3기’로 비유하는 메모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메모에는 ‘최소 금액으로 현재까지 온 것’, ‘답이 없는 상황’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특히 본격적인 미정산 이슈가 터지기 전인 9일 회의에 참석한 직원의 수첩에는 ‘정산 대금 미지급 이슈’, ‘할 수 있는 딜(거래)는 이번 주 다 하기’ 등의 내용이 적혀 있어 상황이 악화될 것을 내부에서는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회의라고 적힌 메모에서는 ‘회생절차 밟을 예정’, ‘8월 초 희망퇴직 예정’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티몬·위메프 입점 판매자들은 모그룹 큐텐그룹의 구영배 대표 등을 상대로 30일 법적 대응에 나섰다. 피해 업체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사유의 박종모 대표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를 형법상 컴퓨터사용사기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박 변호사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판매자들 130여 명 정도가 모여 파악해보니 미정산 대금만 50억 원이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향후 추가 법적 조치 의사를 밝힌 업체도 20곳이 넘고 업체별 피해액도 적게는 2000만 원에서 많게는 3억 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소고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거리에 나섰다. 피해자 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반경부터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도입했다. 티몬·위메프 피해자 각각 한 명씩 국회 정문 앞에서 ‘제대로 환불 처리하라’ ‘큐텐 임원진 구속하라’ 등 내용의 손팻말과 검은 우산을 든 채 침묵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부터 피해 보상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써 붙인 채 최종 책임자인 큐텐에 항의하고, 여행사·카드사·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에는 환불 등 빠른 보상을 호소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