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법안 강행 111시간 쳇바퀴… “국민 외면 서커스”
결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어질 ‘필리버스터 정국’이 일단 종결되자 여당에선 “국민은 외면하는 정치권의 기록 세우기 서커스가 됐다”는, 야당에선 “정부·여당을 밀어붙이지만 말고 대화와 타협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는 내부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 與 내부 “필리버스터, 기록 세우기 서커스” 비판
여당은 111시간 27분간 필리버스터를 이어갔지만 방송4법 일방 처리를 막지 못했다. 2016년 테러방지법에 반대 필리버스터 192시간 27분에 이은 두 번째 최장 토론이다. EBS법 반대 토론을 벌인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13시간 12분으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기록만 회자될 뿐 정작 내용은 막말이나 비방 내용으로 채워져 정치를 희화화 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당 의원들은 원내 지도부가 지정한대로 소수 인원만 조를 짜 자리를 지키고, 야당 의원들은 밖에서 대기하다 법안 표결 때문 모습을 드러냈다. 29일 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둘이서 만납시다 8만 주. 살짝쿵 데이트. 도이치모녀스”라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비꼬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기록 세우기 서커스에 우리만 몰두할 뿐 국민은 보지 않고 본회의장도 텅 비어 있었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선 “대통령 거부권 행사 명분쌓기용 필리버스터를 원내지도부가 무리하게 진행했다”, “매일 패배의 무력한 날이 반복됐다” 등의 불만도 나왔다. 민주당 수도권 재선 의원은 “우리 당 내부에서도 거부권 행사가 뻔한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상황이 반복되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론 법안인 방송4법은 KBS, MBC, EBS 이사진을 늘리고 학회와 직능단체 등에 추천권을 주는 방송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 의사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명시하는 내용이 담긴 방통위법 개정안을 말한다.
● 野, 노란봉투법 등 ‘필리버스터 정국’ 반복 수순
윤 대통령은 이날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안을 재가했다. 송부 기한은 이날까지다. 국회가 재송부 시한을 넘기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어 윤 대통령이 이르면 31일 두 후보자를 모두 임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가 임명되고, (방통위 회의를 열어) 의결을 하게 된다면 곧바로 탄핵에 돌입할 것”이라며 “방통위원장 인재 풀이 고갈될 때까지 (탄핵을) 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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