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리스크'에 제2부속실 설치... 尹, 대선 공약 접었다

김현빈 2024. 7. 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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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을 8월 설치한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2부속실 폐지를 강조한 건 조직 슬림화 명분과 함께 김 여사를 둘러싼 허위학력 의혹 등으로 악화한 여론을 달래려는 조치였다.

올 1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지만 이후 6개월 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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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2년 8개월 만에 제2부속실 설치 예고
2년 전엔 '민주당 주장'이라던 당도 제2부속실 요구
김건희 여사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민주주의진흥재단(NED)에서 진행된 북한인권간담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을 8월 설치한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2년 3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 부인의 법 외적인 지위를 관행화하는 건 맞지 않다”며 제2부속실 폐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취임 후 김 여사 관련 각종 의혹과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조직을 다시 복원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0일 "제2부속실 설치를 위한 직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실제 설치까지 완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2부속실은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 및 행사 기획, 수행, 동선, 메시지 관리 등 활동 전반을 보좌하는 조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이 원한다면 그 뜻을 수용해서 제2부속실을 설치하겠다고 했다"며 "최종 결심을 한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2부속실 폐지를 강조한 건 조직 슬림화 명분과 함께 김 여사를 둘러싼 허위학력 의혹 등으로 악화한 여론을 달래려는 조치였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부인은 그냥 대통령의 가족에 불과하다”며 ‘영부인’ 호칭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김 여사 역시 ‘조용한 내조’를 다짐했다.

그러나 상황은 반대로 흘렀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오히려 제2부속실 설치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명품백 수수 의혹을 비롯한 김 여사 관련 이슈에 야당이 파상공세를 퍼붓자 이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조직이 시급했다. 이 외에 김 여사 팬카페에 대통령 동선이 공개되고, 사적 채용과 해외순방 도중 쇼핑 논란이 불거지는 등 김 여사의 행보를 둘러싼 잡음이 잇따랐다.

반면 대통령실은 똑 부러지는 설명을 하지 않아 불신을 키웠다. 여권 관계자는 "제2부속실이라는 공식 창구가 없으니 어느 누구도 김 여사와 관련한 해명이나 입장을 책임감 있게 전달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제2부속실에 대한 정치권 발언

윤 대통령도 결단을 주저했다. 올 1월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지만 이후 6개월 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윤 대통령이 2월 KBS 대담에서 “국민 대다수가 원하면 검토하겠다”면서도 “(제2부속실은 명품백 논란 같은) 이런 일을 예방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애매한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윤 대통령에게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무성했다.

여당 내 기류가 바뀌면서 급물살을 탔다.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김 여사 관련 업무를 전담할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동훈 대표는 “제2부속실 설치를 더 미뤄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 ‘제2부속실 설치가 필요하다는 건 더불어민주장의 요구에 불과하다’는 여당의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 공식 조직을 통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돌아선 여론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윤 대통령 주변의 조언이 많았다고 한다.

역대 정권에서 제2부속실 규모는 10명 안팎이었다. 대통령실은 가급적 최소 인원을 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여사를 보좌하고 있는 ‘배우자 팀’ 4, 5명에 책임자로 제2부속실장을 두는 식이다. 제2부속실장으로는 장순칠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사회2비서관이 우선 거론된다. 장 비서관은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대선과정에서는 윤 대통령을 곁에서 도왔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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