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출 하며 만나는 100년전 축음기·영사기
축음기, 전구, 영사기, 커피 메이커 등 100여점 선봬
"에디슨의 진품 발명품이 떴다."
폭염경보가 내린 30일 오후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들로 붐볐다. 무더위 속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창의나래관 1층 기획전시실에 마련된 '에디슨 하우스의 비밀' 전시장. 이날부터 시작된 특별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명품을 남겨 '발명왕'으로 불리는 에디슨의 발명품 진품 100여 종이 전시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오픈형 방탈출 게임'을 적용해 발명의 비밀과 과학적 원리를 체험하는 체험형 전시로 꾸며져 전시장 입구부터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에만 5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았다.
거실, 안방, 주방, 아이방, 영화 감상실, 실험실 등 6개 공간으로 구성된 전시장 중 안방 코너에 들어가자 에디슨이 1879년 최초로 발명한 백열전구가 시선을 끌었다. 필라멘트를 사용해 전기가 흐를 때 빛과 열리 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발명에 대한 그의 집념과 실험을 통해 세상에 새로운 조명시대를 열어줬다. 처음에는 30시간 동안 빛을 밝히는 전구로 발명됐지만, 이후 탄소로 된 물질을 적용해 1200시간 동안 빛을 내는 제품으로 개량됐다.
그 옆에는 경광등처럼 생긴 주식시세표시기가 있었다.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거래정보를 전신 기술을 통해 각지에 설치된 주식시세표시기로 전송하면 종이 테이프로 거래정보를 출력해 준다. 당시 금융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발명품으로 에디슨은 이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려 자신의 연구소인 멜러파크 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었다.
홈 시어터 코너에선 스크린을 통해 흑백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에디슨이 1913년에 발명한 키네토스코프 프로젝터로, 영상을 스크린에 투사해 여러 사람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영사 장치다. 프로젝터 내부에 있는 강한 광원이 필름을 통과한 뒤, 렌즈를 통해 확대돼 스크린에 비추는 방식으로, 초기 영화 기술의 중요한 발명품으로 손꼽힌다.
거실에는 13대에 달하는 다양한 축음기가 전시돼 있었다. 축음기는 원반이나 원통에 홈을 파서 소리를 기록하고 재생할 수 있는 음향 장치로, 에디슨은 1877년 처음으로 발명했다. '틴포일 포노그라프'로 불리는 이 축음기는 소리를 금속박(틴포일)에 기록하고 재생해 준다. 에디슨의 음향기술 발명품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오페라 포노그라프'도 눈에 띄었다.실린더에 기록된 소리 정보를 읽어내어 소리로 변환하는 '리프로듀서'를 고정해 실린더를 고정하는 축(만드렐)이 움직이면서 소리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보다 균일한 소리 재생과 고른 음질을 제공할 뿐 아니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생도 가능하다. 에디슨이 집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타이틀로 제작한 '홈 포노그라프'는 당시 너무 높은 가격 때문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후 저렴한 가격의 스탠다드 포노그라프가 나오기 시작했다.
주방 코너에는 가정용 전기 커피 메이커 발전에 기여한 '커피 메이커',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와플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전기 와플 메이커', 코일에 전기를 흘려 열을 내는 '인덕션', 세탁기, 토스트 기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의 편의성을 높인 에디슨의 발명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 중 커피 메이커는 에디슨이 제품으로 출시하자마자 경제공황이 닥쳐 30대만 생산됐는데, 그 중 하나에 해당하는 귀한 발명품이다.
6개 전시 코너를 관람하며 각 코너에서 제시된 퀴즈를 모바일 앱을 통해 맞추면 추첨을 통해 에디슨의 발명품을 활용해 제작한 한정판 기념품을 제공한다.
전시는 10월 20일까지 무료로 진행되며, 매주 주말에는 100년 전 축음기와 영사기로 당시 음악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신향숙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사는 "관람객들의 재미와 몰입을 이끌어 내기 위해 오픈형 방탈출 게임을 적용한 새로운 시도"라며 "에디슨의 발명품이 실제 작동하는 '살아있는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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