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때문에 금리 못 내려"…부동산대책회의 같았던 금통위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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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11일 열린 금통위는 부동산 대책 회의를 방불케했다.
신성환·장용성·유상대·황건일·김종화·이수형 금통위원 등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참석한 6명의 위원 전원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A위원은 금리 인하 결정의 전제로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과 함께 부동산 가격 안정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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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서는 안됩니다."(A위원)
"주택 가격이 오르면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B위원)
3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11일 열린 금통위는 부동산 대책 회의를 방불케했다. 신성환·장용성·유상대·황건일·김종화·이수형 금통위원 등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참석한 6명의 위원 전원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신호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면 금융안정은 물론 물가 안정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당시 한은은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일치였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이례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를 직접 언급한 데 이어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이 너무 앞서나가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날 나온 의사록에는 각 위원들의 우려가 좀 더 세세하게 담겼다. A위원은 금리 인하 결정의 전제로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과 함께 부동산 가격 안정을 꼽았다. 그는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높아지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며 "고금리 기간 중 경제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를 과감히 이뤄내지 못한 것이 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대다수 위원들도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불균형 문제에 주목했다. B위원은 "과거 경험상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규모와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다"며 "주택가격 상승폭 확대로 인한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피벗(금리인하로 전환) 위험은 증가했다"고 짚었다. D위원은 "주택 가격 상승에 수반해 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위원과 F위원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금융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C위원은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과거 패턴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주택시장 과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같은 주택 가격 상승이 물가 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주택 가격 상승이 주거비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상승의 원인에 대한 토론도 이뤄졌다. 한 위원은 "주택공급이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동일한 상태에서 집값이 오르는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경상수지 흑자로 들어온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는지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정책금융의 확대 등으로 매수심리가 호전된 것"을 부동산 가격 상승 원인으로 꼽았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전세계약의 만기 도래가 주택 가격을 높이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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