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리스크 관리' 첫발 뗀 용산…野 공세 돌파 주목

한상희 기자 2024. 7. 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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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부정평가 2위 김 여사…공식 조직으로 추가 논란 차단
특검·국조 등 野 파상 공세는 계속 이어질 듯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0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윤 대통령과 함께 관용차에서 내리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활동을 공식 보좌할 제2부속실 설치를 다음달 중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출범 전부터 2년 넘게 지속돼 온 김 여사 문제를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시행령인 대통령비서실 직제를 개정한 뒤 인선을 마무리하는 대로 제2부속실을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5명에서 10명 안팎 규모의 제2부속실을 이끌 부속실장(1급 비서관)에는 장순칠 시민사회2비서관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 검찰 소환 조사 등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여권 전체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식 조직에서 김 여사 관련 업무를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관리해 추가 논란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 여사가 공적 체계를 통해 관리·지원·감시받게 된다면 대통령 지지율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원인 중 하나로 김 여사 행보가 꼽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대통령 직무수행을 긍정평가한 응답자는 28%, 부정평가는 63%였다. 부정평가의 이유로는 김 여사 문제가 9%로 경제·민생·물가(14%)에 이어 2위를 나타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김 여사 문제는 정권 초기부터 허위 이력 기재 논란 등으로 국정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김 여사 문자 논란이 여당 내 분열을 불렀다는 평가를 받았고, '제3의 장소 비공개 소환 조사'는 검찰총장의 진퇴 문제를 야기할 정도로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여권 전반에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말이 나왔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 제도는 대통령의 친인척을 관리하기 위해 법적으로 규정된 시스템"이라며 "제2부속실이 설치되면 국민들이 (영부인 문제에 대해) 더는 걱정할 일이 없겠다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당을 일부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2부속실을 설치하면 야당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압박할 빌미도 된다"며 "특별감찰관은 야당에서 추천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영부인을 둘러싼 논란이 있더라도 여야가 책임을 공유하면서 관리하는 개념으로 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내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제2부속실 설치 요구가 이어지자 더는 늦출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7·23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당대표 후보들(나경원·윤상현·원희룡·한동훈) 모두 제2부속실을 설치해야 한다고 밝힌 것이 윤 대통령의 최종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도 국회에서 추천만 하면 곧바로 임명할 방침이다. 다만 '특별감찰관 추천은 결국 국회 몫'이라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어서 특별감찰관 임명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변호사 중 3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그중에서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그러나 추천권을 가진 국회에서 여야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를 거쳐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추천하는 인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2부속실 설치로 김 여사 문제에서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공세 수위를 계속 높일 가능성이 크다. 범야권은 김 여사 문제를 고리로 윤 대통령 탄핵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 대통령 탄핵 청원 2차 청문회에선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이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여기에 더해 김 여사가 정부 고위직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야권은 1·2차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김 여사 특검법에 반영하고, 국정조사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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