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댄스 흥행해도 안무저작권 수익 '0'…"보호범위 정립해야"
리아킴 "교육과 인식 개선 중요해 보여"
법조계 '실질적 유사성' 판단 정립 강조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국내 안무가들의 약 98%가 자신이 창작한 안무를 저작물로 등록해 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무가들은 제대로 된 권리와 합당한 보상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안무저작권에 대한 인지도도 고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는 안무저작권 보호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안무의 보호범위를 어떻게 특정할 것인지, 안무들 사이 실질적 유사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등을 정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위원장 강석원)는 30일 한국안무저작권협회(회장 리아킴 원밀리언 공동대표), 안무저작권학회(학회장 함석천 판사)와 공동으로 '2024 하계 안무 세미나'를 개최했다.
함 판사는 개회사를 통해 "저작권의 기능에는 창작자 보호라는 한 축이 있고, 또 다른 축은 대중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 있다"며 "수익의 저수지를 마련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기반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안무저작권과 관련해 분쟁 사례도 많지 않았다. 쌓인 게 없으니 안무저작권에 대한 개념 잡기도 쉽지 않다"며 "그럼에도 창작자 여러분의 열정과 혼이 담긴 창작물이 보호돼야 한다. 창작자 보호는 중요하고 그 가치를 지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리아킴 협회장은 안무가들의 저작권에 관한 인식 및 저작물 등록 현황 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작권위원회에 안무저작물을 등록한 경험이 있는 안무가는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또 안무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안무저작물에 대한 낮은 인지도'(72.2%)와 '등록 절차에 대한 정보 부족 및 어려움'(72.2%)을 꼽았다. 안무저작물의 성명표시 경험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약 11%만이 '성명표시를 항상 한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약 92%는 안무저작권 보호와 행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안무저작권에 대한 인지도와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약 64%가 안무저작권에 대해 '정확히 잘 모른다'(58.7%), '전혀 모른다'(5.43%)고 답했다. 또한 안무저작권 행사의 가장 큰 걸림돌로는 '안무저작권에 대한 명확한 기준·가이드라인 부재'(65.2%)와 '낮은 인지도'(59.8%)를 꼽았다.
안무가들 대다수는 계약서 없이 안무를 창작하기도 했다. 최근 3년 간 안무 창작 참여 시 주로 체결한 계약 유형 관련 질문에서 응답자의 약 40%가 '구두 계약'(26.1%) 또는 '아무 계약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13%)고 응답했다.
리아킴 회장은 "교육이랑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 같다. 안무가들 자체의 인식개선도 중요할 부분일 거 같고 대중들의 인식개선이 중요할 거 같다"며 "그 다음으로는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무가들의 주도권이 전혀 없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현재 엔터테인먼트 생태계가 안무가들이 창작 활동을 하기에 깨끗하지 않아서 향후 후배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고 정책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게끔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이키 부회장은 안무가에 대한 인식 제고와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크게 ▲안무가 양성 전문 교육기관의 체계화를 통한 교육환경의 개선 및 강화 ▲안무가의 다양한 활동 범위 확장으로 사회적 인식 변화 지속 ▲안무저작권 실행 등 제도적 변화를 통한 직업 보장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에서는 안무저작권 침해의 기준과 춤의 자유는 어디까지인지 등 안무저작권 보호범위를 어디까지 확정할 것인지 등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성배 한국저작권위원회 교육운영팀장과 김혜은 변호사(안무저작권학회 교육이사), 박선진 변호사(안무저작권학회 기획이사)가 발제자를, 안경준 세계일보 기자와 이언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앙태정 법무법인 광재 변호사, 김민정 법무법인 휘명 변호사, 박진익 변호사(주식회사 위츠 대표), 장한지 본지 기자 등이 토론자를 각각 맡아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z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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