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모집 ‘31일 마감’ 지원자는 극소수…정부 “추가 복귀 대책 없어”

최서은 기자 2024. 7. 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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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입학정원 확대를 놓고 의정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30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내원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전국 수련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이달 31일 마감되지만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하반기 의료공백이 장기화되고 내년도 전문의 배출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3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의료현장과 수련과정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 수련 특례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 인원은 많지 않은 실정”이라며 “복귀를 망설이고 있는 사직 전공의들은 환자와 본인을 위해 용기를 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의료개혁 추진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본래 기능에 맞게 중증·응급·희귀질환의 진료 비중을 높이고, 일반 병상은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나갈 예정이다. 중증환자 중심의 상급종합병원 전환을 위해 정부는 중환자실 및 입원료 수가와 중증 수술 수가 인상을 추진한다. 정부는 하반기 사업설명회와 정책토론회를 통해 현장 의견을 듣고 9월부터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31일 마감될 예정이다. 그러나 전날까지도 다수의 수련병원들에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 수는 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빅5 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날 “어제 오후 기준 하반기 전공의 지원자가 한명도 없었다”며 “전공의들이 다들 소극적인 상황이라 얼마나 돌아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있으면 좋겠지만,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내일까지 일단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행정명령 철회와 수련 특례 적용 등 전공의 복귀를 위한 각종 유화책을 내놓았고 군 입영 특례 등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집 마지막날까지도 전공의 지원율은 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막판에 일부 전공의들이 추가로 지원할 수는 있겠으나,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해온 전공의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바뀐 상황이 없기 때문에 복귀 가능성은 낮다. 이에 따라 하반기 의료공백 장기화와 내년도 전문의 배출 차질은 사실상 예고된 수순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위한 추가 대책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중대본 브리핑에서 “하반기 전공의 지원 규모가 크지 않지만, 추후 (복귀를 위한) 추가적인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의대생들이 많이 복귀해서 학업을 이수하면 추가 국시 시행은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하반기 모집 전공의에 대한 수련 기간 단축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수련기간 단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대신 수련과정을 마치면 그해에 전문의를 딸 수 있도록 전문의 시험 추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복귀를 하지 않는 전공의들은 개원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시도의사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들은 전공의들의 개원가 진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28일 사직 전공의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 실무 교육’을 실시했고, 향후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매주 꾸준히 직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도 구인·구직 플랫폼을 이용해 사직 전공의들의 개원가 취직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지난 교육에 대한 전공의들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앞으로 매주 전공의들에게 개원 실무 교육을 진행하고, 구인·구직 창구를 통해 취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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