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는 환전상, 업소는 도박장”…60억대 홀덤 도박판 벌인 52곳 적발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관광진흥법위반·도박장소개설 혐의로 D홀덤협회장 A(46)씨와 홀덤업소 업주 등 3명을 구속하고, 협회 관계자와 업소 운영자 등 156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홀덤’은 포커와 비슷한 서양 카드게임의 일종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 서울 강남구에 D홀덤협회를 설립한 뒤 전국 52개 홀덤업소 업주들과 짜고 올해 4월까지 손님들을 상대로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업소 측이 손님들로부터 홀덤 게임 참가비로 받은 돈을 기부금 명목으로 협회에 보내면 협회가 기부금 중 일부를 수수료로 떼고 나머지는 도박에서 이긴 사람에게 시상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수법을 썼다”며 “협회가 업소들의 불법환전상 역할을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시스템은 관광진흥법상 카지노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참가자에게 돈을 모아 이를 이긴 사람에게 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도박판 개설 범죄에 해당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2년간 64억원이 협회 계좌로 오갔는데 이 돈이 모두 판돈으로 쓰였다”며 “협회와 별개로 홀덤펍 업소별로도 도박판을 벌여 100억 이상의 추가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협회 설립자인 A씨는 한 인기 드라마에서 바둑 개인지도를 한 이력이 있는 아마추어 6단의 바둑 고수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는 홀덤이 바둑과 같은 심리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어 대중화가 필요하다면서 서울시로부터 협회 설립을 허가받은 뒤 연예인 등을 내세워 홍보하며 회원사를 모집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홀덤업소 업주들은 “협회 소속이어서 금전사고 위험도 적고, 수사기관 단속도 피해 갈 수 있다”며 도박참가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서울시에 해당 홀덤협회에 대한 체육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요청하고 피의자들을 대상으로 범죄수익금 추징보전 절차를 진행 중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추징보전 신청을 통해 현재까지 15억원 상당 확보했다”며 “협회를 통해 상금을 지급받은 도박 참가자 4000여명과 이번에 적발된 업소 외에 협회에 가입한 102곳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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