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회사원, 밤에는 ‘투잡’ 수영선수···올림픽 도전 10년 만에 첫 메달

이두리 기자 2024. 7. 3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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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영 국가대표 닉 핑크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남자 100m 평영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파리 | AP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에는 두 얼굴을 지닌 선수들이 있다. 각자의 일터에서 직업 활동을 하다가 수영장과 육상 트랙, 농구코트를 누비는 ‘투잡러’들이다. 이들은 별도의 직업 활동이 운동하는 데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미국의 수영 국가대표 닉 핑크(31)는 전기 기술자다. 어린 시절부터 핑크의 꿈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20살이었던 2012년 런던 올림픽 수영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했으나 100m 평영에서 17위, 200m 개인 혼영에서 26위를 하며 런던행에 실패했다. 그는 이듬해 미국 전국 선수권 대회에서 100m 평영 2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으나 2016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핑크는 올림픽에 도전한 지 10년째인 2021년에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00m 평영 1위를 차지하며 2020 도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는 도쿄 올림픽 200m 평영 결승에서 2분 7초 93을 기록하며 최종 5위에 올랐다.

핑크는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후 자신의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조지아 공과대학 대학원에 진학했고 2022년 졸업해 전기 기술 회사에 취직했다. 핑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회사에서 일하고 근무 외 시간에 수영 훈련을 했다. 그 결과 핑크는 2024 파리 올림픽 100m 평영 부문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비로소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을 이뤘다.

핑크는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수영장에서 나쁜 하루를 보내더라도 일상에서의 다른 삶에 집중하면서 주의를 돌릴 수 있었다”라며 “(다른 직업을 통해)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수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미국 육상 국가대표 개비 토머스(가운데)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 리그 여자 육상 200m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런던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육상 국가대표 개비 토머스(28)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생물학자’로 불린다.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신경생물학과 국제 보건을 전공했다. 그는 하버드에 재학 중이던 2018년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실내 200m 신기록을 세웠다. 토머스는 대학 졸업 후에는 텍사스 대학교 헬스 사이언스 센터에서 전염병학 석사를 취득했다.

토머스는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00m 계주 은메달, 200m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소녀들, 특히 유색인종 여성들에게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토머스는 이번 파리 올림픽 준비도 자신의 전공을 살린 다른 업무와 병행했다. 그는 하루에 3~6시간을 훈련하면서 밤에는 의료 클리닉에서 준비하며 3~6시간을 훈련하면서 밤에는 의료 클리닉에서 건강보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했다.

미국 3×3 농구 국가대표 캐니언 배리가 지난해 10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팬아메리칸 게임 금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산티아고 | AP연합뉴스



3×3 농구 미국 국가대표인 캐니언 베리(30)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원자력 공학 석사 학위를 딴 뒤 방산 기업에 취업했다. 아침에 체력 단련을 한 뒤 회사에 출근해 근무하고 퇴근 후 농구장에 가는 게 그의 일과다. 그는 “시간 관리를 하는 게 힘들었지만 덕분에 ‘현실 세계’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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