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양재웅이 통감해야 할 책임에 관하여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윤지혜 칼럼니스트 2024. 7. 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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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와 TV 방송에서, 유튜브에서 쌓아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의 이미지는, 냉철하나 그 안에 따뜻한 자아를 가지고 있어 신뢰할 수밖에 없는 도움의 손길이었다.

그간 양재웅이 발산하고 제공해 온 이미지를 열렬히 탐독한, 그러니까 그의 조언을 즐거이 따라왔던 사람일수록 더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겪게 되는데 신뢰도가 높은 만큼 판단하는 도덕적 기준 또한 그에 걸맞은 높이를 가지게 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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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라디오와 TV 방송에서, 유튜브에서 쌓아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방송인 양재웅의 이미지는, 냉철하나 그 안에 따뜻한 자아를 가지고 있어 신뢰할 수밖에 없는 도움의 손길이었다. 그가 지속적으로 이야기해 온 자기객관화 능력이나 전두엽의 활성화,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 건강한 관계 정리 등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조언들이었기 때문.

이렇게 형성된, 즉 내밀한 상흔을 딛고 만들어진 돈독한 신뢰는 웬만해선 깨지지 않기 마련이나. 이는 일대일의 관계나, 일반적인 의사와 환자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이미지상에서 이루어진 작업이기도 하여, 그와 모순되는 일이나 논란이 터졌을 때는 여지없이 무너질 위험이 큰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양재웅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많은 이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는데, 우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인은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해당 병원을 찾은 환자로 입원한 지 불과 17일 만이었고, 공개된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보면 단순히 병증의 악화로 인한, 그러니까 진료진이 막을 수 없었던 불가피한 죽음으로 보이지 않는 까닭이다.

신체의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행한 조치가, 일반인이 보기에 적절치 않게 느껴졌고 결국 이 적절치 않음이 죽음에 이르게 한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고 할까. 이 비극적인 죽음을 두고 유가족은 현재, 양재웅을 비롯한 병원 의료진 6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함은 물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도 접수한 상태다.


정확한 죽음의 원인과 책임의 여부 등은 법정에서 결론이 날 테고.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사람들의 비난이 양재웅을 비롯하여 그와 결혼을 앞둔 가수이자 배우인 하니에게도, 과격하다 싶을 정도의 크기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필 하니가 양재웅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공표하고, 양재웅 또한 이를 알린 날이, 시간상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부터 고작 5일밖에 흐르지 않은 시점이었으니 대대적인 공분을 사고만 게다.

이 공분의 기반에는, 그럴 만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 그러지 말아야 할 사람이 그러했다는, 실망감과 배신감이 놓여 있다. 그간 양재웅이 발산하고 제공해 온 이미지를 열렬히 탐독한, 그러니까 그의 조언을 즐거이 따라왔던 사람일수록 더 큰 실망감과 배신감을 겪게 되는데 신뢰도가 높은 만큼 판단하는 도덕적 기준 또한 그에 걸맞은 높이를 가지게 된 결과다.

수많은 이들의 상담을 해준 양재웅 개인으로서, 그리고 책임을 통감해야 할 병원장으로서,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렸다면 결혼 소식은, 사망 사고에 관한 진정성 어린 입장을 어느 정도 공유한 후에 전하는 게 옳지 않았을까. 하니와도 충분히 나누어 섣부른 발표를 막았다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대중이 익히 알고 있는 양재웅이라면 너무도 당연히 그러한 사고방식을 보여주고도 남았을 터인데.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덩달아 그의 연인 하니마저, 순식간에 고인을 존중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 뜨거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어쩌면 양재웅이 무겁게 느끼고 있을 책임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이자 병원장으로서의 것만은 아니겠다. 엄연한 방송인으로서, 여태 그를 자신의 정신건강 관련 주치의로 믿었고 믿고 싶어 하며, 여전히 믿고 있는 대중에게 동일하게 가져야 할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양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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