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해리스 트레이드…증시 변동성 확대, 대응법은?

우리바이오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기자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의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두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에 따른 급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상승 혹은 하락 재료가 확실한 실적 개선 지표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30일 코스닥 시장에서 우리바이오는 전날보다 540원(11.64%) 오른 5180원에 마무리했다. 우리바이오는 의료용 대마 재배, 대마 성분 연구에 대한 승인을 취득한 기업이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해리스 부통령이 마리화나 합법화를 내세운 바 있어 관련주로 주목받았다. 또 다른 마리화나 관련주 오성첨단소재(3.4%), 한국비엔씨(5.83%) 등도 동반 상승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른 영향이다. 29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대선 예언가로 유명한 앨런 릭트먼 아메리칸대 역사학과 석좌교수는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를 예상했다. 아울러 ABC 방송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에 호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43%로 지난주보다 8%p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호감도는 소폭 꺾였다.

트럼프 대세론에 흔들렸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주도 다시 기지개를 켠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비판하며 IRA 법안을 대폭 수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날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급등과 해리스 부통령의 급부상이 맞물려 상승 압력을 가했다. 에코프로비엠(5.22%), LG에너지솔루션(1.06%) 등이 나란히 올랐다.

미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사진=뉴스1.

친환경 에너지주도 해리스 부통령 당선 수혜주로 꼽힌다. 한화솔루션, 씨에스베어링, 씨에스베어링 등 관련 기업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그간 낙폭을 키워왔지만, 최근 주가가 꿈틀대며 반등을 모색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트럼프 대세론이 주춤해지는 양상"이라며 "미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증시가 당분간 미국 대선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아직 8월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이고, 이후 9월로 가면 2차 TV 토론회 일정까지 남아있다"며 "민주당이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지에 따라 대선 판도가 다시 한번 흔들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지표를 활용해 변동성에 대응할 것을 조언한다. 특히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고 피크아웃(정점 후 둔화) 우려가 작은 기업에 주목하라는 의견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국내 증시의 하락 국면으로 보긴 이르나, 대선 불확실성과 실적 둔화 우려에 따른 조정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필수 소비, 건강관리, 금융주를 대안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8월 선호 업종으로 △조선 △방산 △화장품 △헬스케어 △인터넷·게임 등을 꼽았다. 해당 업종의 공통점은 지난 2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했고, 하반기 실적 개선도 가시화됐다는 점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가시성이 높은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며 "금리 하락 민감도가 높은 업종, 반도체와 상관관계가 낮은 업종으로 변동성을 낮출 필요도 있다"고 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