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년 ‘댄스 교실 흉기 난동’…영국 사회 쇼크
2명 사망 등 피해자 대부분 어린이들
스타머 총리 “너무 끔찍…온 나라 충격”
10대 소년이 벌인 ‘묻지마 흉기 공격’으로 영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29일(현지시간) 가디언·더 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영국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의 한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해 어린이 2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피해자는 대부분 어린이다. 부상자 중 9명은 어린이들이며 이 중 6명은 위중한 상태다. 머지사이드주 경찰은 어린이를 보호하려다 칼에 찔린 성인 2명도 중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17세 남자를 체포했다.
사건이 발생한 ‘호프 오브 하트 어린이 클럽’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6~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요가와 댄스 교습이 진행 중이었다.
한 목격자는 BBC와 인터뷰에서 이날 오전 마스크를 착용한 용의자가 택시를 타고 건물 인근 도로에 하차하면서 요금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곧장 클럽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클럽 측은 아이들이 화장실을 손쉽게 갈 수 있도록 입구 문을 잠그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격자는 용의자가 건물로 들어간 후 “비명과 고함이 점점 더 커졌다”고 말했다. 클럽 옆에 있는 자동차 수리점을 운영하는 콜린 패리는 더 타임스에 “마치 공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현장을 달아났다가 랭커셔주 뱅크스에서 체포됐다.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카디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가 체포되는 데는 사건 현장 인근의 체육관 직원이 결정적인 제보를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는 분명치 않으나 테러 관련 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른 용의자를 쫓고 있지 않다고 했다.
‘외로운 늑대형’ 10대 용의자의 무차별 범죄에 영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건을 2017년 6월 ‘런던 브리지 사건 이후 최악의 범죄’라고 규정했다. 당시 런던 중심가의 런던 브리지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고 인근에선 흉기 난동이 벌어져 6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너무나 끔찍하며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며 “피해자와 가족, 친지들이 겪고 있을 슬픔과 고통은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도 성명을 통해 “너무나 끔찍한 소식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유가족과 피해자 모두에게 가장 진심 어린 위로와 애도를 보낸다”고 밝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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