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식 목사 "소외된 거리의 이웃, 기도로 섬기는 작은 그리스도인"
■ 방송일시 : 2024년 7월 27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손은식 목사( 프레이포유 제주 대표) 로드인터뷰_사람꽃>
프레이포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는 사역
제주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동역자 되고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도하면 예수님을 빨리 만날 수 있어요"
예수님의 향기가 나는 제주도가 되길
삶이 아름다운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인터뷰 사람꽃. 오늘은 프레이포유 연합 제주도 사역을 준비 중인 손은식 목사를 제주CBS 목회자 기자인 제주연동서부교회 이상성 목사가 만나봅니다.
◆이상성> 프레이포유 사역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손은식> 제가 모태 신앙으로 태어나서 장로님 권사님 아들로 살아오다가 하나님께 소명을 받아 신학대학원에 오고 목사 안수를 받을 때쯤 든 생각이 있었습니다.
장신대원 졸업생이 한 해 300명씩 되는데 제가 굳이 거기에 한자리 더해서 교회에 머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한 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2012년부터 월요일에 거리로 나갔습니다.
거리를 걸으며 제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기도했는데요. 하나님께서 '기도가 필요한 이웃들에게 기도를 하라'는 말씀을 주셔서 바로 종로대로를 걸어 다니며 기도 전단지를 전해주고 손을 잡아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시작입니다.
◆이상성> 손을 잡고 기도를 드릴 때 반응은 어땠습니까.
◇손은식> 아무도 저의 존재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대로변에서 정장을 입고 기도하는 목사라며 아무도 소리쳐도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너무 힘들어서 '이대로 쓰러져 천국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교회에서나 목회학 박사로나 여러 가지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데, '난 뭘 하고 있나'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주님의 그 약속은 어디에 있지, 과연 거리에서 주님은 어디에 있지' 그 어떤 십자가보다 내 삶의 십자가가 너무 무겁다고 생각했을 때, 그때 노숙자를 만나게 됐습니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가는 날씨에, 지하철 역 입구에서 마치 죽은 사람처럼 엎드려 있는 노숙자를 보자 갑자기 그분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어떤 아픈 사연이 있을지, 함께 기도하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으로 들어서 그분에게 다가갔습니다. '제가 기도해도 될까요'라고 물었을 때 만약 아무 반응을 보이질 않았다면 프레이포유는 없었을 겁니다.
◆이상성> 놀라운 일이네요.
◇손은식> 네. 저희 부친은 제가 8살 때, 아버님 나이 30살 때 장로님이 되셨습니다. 청년 때부터 섬긴, 개척된 지 얼마안 된 교회였고, 저는 어려서부터 교회가 집과 같았지만 신앙생활 하는 동안 한 번도 주님의 음성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노숙자 한 분과 함께 기도할 때 하나님 음성이 들렸습니다. '은식아 내가 이들과 함께 있다. 찾아와 줘서 고맙다' 그 기도 이후에 주님이 제 안에 오셨고, 저의 사역과 제 목회 인생 전체가 달라졌습니다.
◆이상성> 이렇게 시작한 사역이 노숙자에서 쪽방촌까지 확장됐죠.
◇손은식> 매일 간식을 사서 노숙자분들을 만나다 보니까 그분들과 많이 친해졌는데요. 그들이 쪽방촌에 대한 얘길 가끔 해주셨어요. 처음에 듣고 찾아가 봤지만 찾질 못하고 어느 날 돈의동 좁은 골목길을 걷다 오래된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쪽방촌을 드디어 찾게 됐습니다. 종로의 오랜 상인들도 그 부근에 이런 쪽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섬처럼 갇혀 있는 공간입니다.
처음 쪽방을 가서 만난 분이 90세 할머니 세 분이었어요. 한 줄기 빛이 내려와 비추는 그 좁은 골목에 의자 세 개를 놓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모습이 너무 좋은 거예요. 하지만 모두들 말 못 할 사연을 갖고 마지막 생을 한평 방에서 보내고 있는 분임을 알게 되고 이후에는 그분들을 만나기 위해 매일같이 쪽방에 가게 됐습니다.
◆이상성> 이제 자연스럽게 마음에 맞는 동역자들도 생겼다면서요.
◇손은식> 저는 몸이 건강한 분이 몸이 좀 덜 건강한 분을 돕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한국의 대부분 구제 사역은 한 끼 식사를 해결하게 하는 센터 중심의 밥퍼 사역으로 진행되어 왔는데요.
구제 사역의 제 고정관념도 어느 순간 무너지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거리에 계신 노숙자분을 통해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SK 본사 옆 서린공원에서 거리 생활하는 한 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과 함께 사역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먼저 저에게 함께 사역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분이 결국 동역자로 세워지니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더라고요.
얼마 지나질 않아 함께 하는 분이 세 분으로 늘어나면서 그분들을 위한 공동체가 생기게 됐습니다. 현재 프레이포유 서울에서는 공동체 두 곳이 운영되고 있고, 여섯 분이 각 집에서 생활하며 사역의 주체가 됐습니다.
◆이상성> 그럼 제주에는 언제 오신 겁니까.
◇손은식> 서울에서 10년간 사역했고요. 제주에 온 건 올해 2월입니다.
저희 프레이포유 공동체 두 곳에서 모든 사역을 다 준비해 주시고 또 거리로 나오면 20여분 정도가 함께 동역자로 이곳저곳에서 오셔서 두 세명씩 팀을 이뤄 거리와 쪽방촌 사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10년 전에 부르셨던 음성을 다시 들려주시면서 기도가 필요한 모든 이웃들에게 기도해 주려고 거리로 나왔지 않냐고 일깨워주셨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 오랜 기간 함께 사역해 온 사역자분 중 리더를 세워 모두 전하고, 나는 새로운 곳으로 가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지난 1년간 태국, 유럽 등 많은 나라에 방문해서 거리 사역을 했지만 가족이 함께 가기에는 먼저 갖춰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어요.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고민하며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제주로 인도해 주셨습니다. 각종 우상과 지독한 외로움으로 가득한 이 섬에 주님께서 보내신 분명한 뜻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성> 지금 동남교회 교육목사로 있죠.
◇손은식> 서울에서 노숙자나 쪽방촌 분들을 찾아가는 사역을 제주도에서 동일하게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기도할 때 주님께서 교회 사역을 새롭게 해 보는 건 어떠냐는 마음을 주셨고, 마침 동남교회 파트 사역 자리가 비워있어 가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파트타임으로 사역하면서 둘러보니 역시 제주에도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특히 외국 근로자분이나 다문화 가정 속 소외받는 아이들, 그리고 외롭게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동네마다 많이 계셨습니다. 이 분들과 어떤 방법으로든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상성> 제주에서 사역을 감당하면서 소망하는 바가 있을까요.
◇손은식> 기도하면 예수님 만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나를 위해서 기도하면 예수님 만나기가 너무 힘든 것 같아요.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기도하면 예수님 정말 빠르게 만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곳에 예수님이 함께 계시거든요.
제가 10년 간 거리에서 체험적인 신앙인으로 배워온 것들을 이곳에서도 함께 나누며 거리에서 함께 기도하며 예수님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내 주변 가까이에 있는, 내가 아닌 다른 분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이 시작되고 소외된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작은 그리스도인이 돼서 '저 삼촌을 보니까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 같아' 이런 고백이 나오는 예수님의 향기가 나는 제주도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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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PD ymi7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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