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도입취지 무색 '초저위험' 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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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도입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입자 대부분이 초저위험 유형에 집중돼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디폴트옵션이 도입됐지만, 1년이 지난 지금으로선 초저위험에만 가입이 치중돼 있다 보니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해 당장은 어렵겠지만, 현실성 있는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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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도입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도 도입 1년이 지났지만 가입자 대부분이 초저위험 유형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퇴직연금 가입부터 운용, 수령까지 단계별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히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의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전망이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DC형·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방법을 지정하지 않으면 가입 당시 지정한 방법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무관심이나 금융 지식 부족 등을 이유로 퇴직연금 운용 방법을 지정하지 않아 초저위험(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적립금이 몰리자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디폴트옵션 도입 의도와는 반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 가입자 대부분이 초저위험 유형에 집중돼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분기 기준 디폴트옵션 주요 현황 공시에 따르면 올해 초저위험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458만8454명으로 전체 가입자(526만9655명)의 87.07%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초저위험 상품들의 평균 수익률은 정기예금 수준이다.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는 정기예금 몇 개를 묶어 구성하기에 예금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벌어들이기 쉽지 않다. 1분기 초저위험 상품들의 1년 평균 수익률 또한 3.29%에 그쳤다.
반면 저위험은 5.87%, 중위험 12.41%, 고위험 17.31%를 기록했다. 고위험 상품들 중 한국투자증권, KB국민은행, 신한투자증권이 운용하는 초고위험 디폴트옵션은 수익률이 20%를 초과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노후자금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보다는 잃을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와 디폴트옵션 제도 설계의 미비점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의 디폴트옵션은 미국, 영국, 호주 등 퇴직연금 선진국을 모델로 삼았다. 해당 국가들 중 대부분은 실적 배당형 형태로만 구성돼 있으며 원리금 보장 상품을 제공하는 국가는 없다. 반면 우리나라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어 원리금 보장 상품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보단 노후자금을 잃을 수 없다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지만, 업계에선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라고 본다. 디폴트옵션이 금융 지식 부족 또는 관심이 없는 근로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인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효과가 없을 것이란 건 뻔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디폴트옵션 가입 절차상의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이번 당국의 퇴직연금TF에서 보다 현실성 있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 제고를 위해 디폴트옵션이 도입됐지만, 1년이 지난 지금으로선 초저위험에만 가입이 치중돼 있다 보니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해 당장은 어렵겠지만, 현실성 있는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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