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싸움에 ‘페이팔 마피아’ 분열…비방 꺼리는 실리콘밸리 관행 깨져

김윤진 기자 2024. 7. 3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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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던 미국 실리콘밸리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친(親) 트럼프'와 '친 민주당'으로 나뉘어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틸과 색스, 머스크 CEO 등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자로 돌아선 뒤 이들은 인신공격까지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거물 후원자인 호프만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트럼프 후보 모금 행사를 연 색스가 "지지자들의 (비합리적인) 집단사고를 반복한다"며 "트럼프는 그저 범죄자"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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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왼쪽)과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창업자. 사진 출처 VC시트·그레이록 파트너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이던 미국 실리콘밸리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친(親) 트럼프’와 ‘친 민주당’으로 나뉘어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 동료로서 상호 비방을 삼가던 문화는 사라지고 대놓고 공개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페이팔 마피아’라 불리던 온라인 결제서비스 페이팔 창립 멤버들의 갈등이 두드러진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 시간) “정치 성향을 두고 실리콘밸리 IT업계 부호들의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른바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렸던, 1990년대 후반 설립된 페이팔 출신의 벤처기업가와 투자가들이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주요 인물로는 페이팔 수장이던 머스크 CEO와 피터 틸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만 등이 있다. 페이팔 창업으로 크게 성공한 이들은 2002년 이베이에 페이팔을 매각한 뒤에도 서로를 막강한 네트워크로 삼으며 빅테크 기업을 창업해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틸과 색스, 머스크 CEO 등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지지자로 돌아선 뒤 이들은 인신공격까지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거물 후원자인 호프만은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트럼프 후보 모금 행사를 연 색스가 “지지자들의 (비합리적인) 집단사고를 반복한다”며 “트럼프는 그저 범죄자”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달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도 오랜 지인이자 공화당 후원자인 틸과 언쟁을 벌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 호프만이 트럼프 후보를 “진짜 순교자”로 만들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색스와 머스크 CEO도 가세했다.

트럼프 후보가 유세 중 총격을 당한 13일, 색스는 X에 호프만 관련 보도를 링크하고 “좌파가 이를 정상화했다”고 올리며 그가 공격을 부추겼다고 암시했다. 머스크 CEO도 “이들은 가장 소중한 소원을 이뤘지만, 순교자(트럼프)는 살았다”고 올렸다.

이들의 갈등은 언제든 잠재적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개적으로 견해차를 드러내지 않았던 실리콘밸리의 관행이 깨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리콘밸리는 원래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주류였지만, 테크기업을 규제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우경화’ 물결이 불고 있다. 트럼프 지지 선봉에 선 색스도 과거에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지지했다. NYT는 이들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규제 완화와 감세, 가상화폐 산업을 지원할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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