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들개 '보호소 수용' 법안 통과에 동물단체 반발

중성화·예방접종 정책서 선회…공격성·불치병 있으면 안락사해야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튀르키예 국회에서 들개를 보호소에 수용하는 법안이 통과되자 안락사를 우려한 동물보호 단체가 반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회는 30일(현지시간) 여당 정의개발(AK)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들개 수용 의무를 각 지자체에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는 지자체가 거리에서 들개를 발견하면 중성화 수술과 예방접종을 맞힌 뒤 발견한 장소에 다시 놓아줬지만, 이제는 모두 포획해 보호소에 수용해야 한다.

법안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거리를 떠도는 주인 없는 개는 현재 400만 마리로 추정된다. 지난 20년간 지자체는 약 250만 마리를 상대로 중성화 수술을 시행했지만, 여전히 150만 마리가 지자체의 관리에서 벗어난 실정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총 10만500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튀르키예 전역의 동물 보호소 322곳이 들개를 돌보게 된다. 다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불치병을 앓고 있는 개는 안락사 될 예정이다.

이에 법안이 발의되고 지난 몇 주간 수천 명의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법안 반대 시위를 열었고, 때로는 몸싸움을 벌였다.

튀르키예에선 지자체의 중성화 수술을 받은 들개를 이웃 주민들이 반려견처럼 돌봐 왔는데, 자칫 보호소로 입소할 경우 안락사를 당할 위험이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튀르키예 정부는 각 지자체가 연간 예산의 최소 0.3%를 동물 재활과 보호소 건립에 집행하도록 해 2028년까지 보호소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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