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일 이진숙 임명할 듯…野 또 '탄핵 군불'

국회 과방위, 사흘 청문회 끝 보고서 채택 '무산'
尹, 30일까지 보고서 재송부 요청…기한 단 하루
이상인 후임도 곧 임명…방통위 '2인 체제' 복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이르면 31일 공식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30일 오전 국회에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 요청안을 재가했다. 송부 기한은 이날까지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은 지난 9일 국회에 송부돼 국회는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송부된 날로부터 20일인 전날(29일)까지 보고서를 채택했어야 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했지만, 보고서 채택은 결국 무산됐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는 인사청문 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안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기간 내 보고서 채택이 안 되면 대통령은 최장 10일 안에서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으나 윤 대통령은 시간을 끌지 않고 재송부 기한을 30일 단 하루로 정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 후보자는 전임 이동관·김홍일 위원장에 대한 야당의 탄핵 추진과 자진사퇴로 인해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에 지명됐다.

그는 지난 4일 지명 소감에서 "전임 방통위원장 두 분이 석 달, 여섯 달 만에 직에서 물러난 것을 목도하고 그 후임으로 지명돼 마음이 무겁다"며 "(그분들은) 정치적 탄핵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방송과 통신 담당 기관의 업무 중단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자리를 떠난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동관·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에 이어 위원장 직무대행인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에 대해서도 탄핵안을 발의했다. 이 부위원장이 두 전 위원장처럼 자신의 탄핵소추안 표결 전 자진 사퇴하면서, 방통위는 상임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초유의 '0인 체제'에 놓였다.

국회가 이날까지 청문보고서 재송부에 응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고 기간 내 보고서가 송부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다음 날부터 국회 동의 없이도 임명 절차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은 31일 이 후보자를 방통위원장에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에 임명되고, 부위원장 인선이 뒤따라 이어지면 현재 0명 체제인 방통위는 2인 체제로 복원된다. 이 부위원장의 후임에는 판사 출신인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이후 전체회의에서 KBS와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선임안을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여권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고 방통위 부위원장 후임도 임명해 다시 방통위가 2인 체제로 운영될 경우 즉시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발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일단 오늘까지 기한을 두고 국회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법과 절차에 따라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의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발의 움직임에 대해선 "국회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